▲ 27일 오후, 삼성가 상속분쟁 2차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558호 앞에서 방청을 원하는 방청객들이 법정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동환
원고 측 "이건희 회장이 차명 주식 숨겨서 몰랐다"윤 변호사는 "원고 측은 피고가 차명 주식의 존재를 은닉해 왔다고 주장하는데 피고들의 형제들은 (선대회장에게서) 차명 주식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선대회장이 생존해 있을 때 이미 원고들이 차명주식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윤 변호사는 "(차명주식의 존재를 밝혀낸) 삼성 특검 결과가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됐던 2008년 4월 17일이나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실명 전환이 공시됐던 2009년 1월 2일에는 원고들이 상속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윤 변호사의 주장대로 원고들이 위에서 언급된 두 시점에 자신의 상속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제척기간이 지나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된다.
이에 김 변호사는 "원고들은 차명 주식 상속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고 반박하며 "피고 이건희가 적법하게 상속을 받았다면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라"고 말했다.
그는 원고들이 언론에서 차명 주식 소식을 접했을 것이라는 피고 측 주장에는 "원고 이맹희가 31년생, 이숙희는 35년생"이라고 반박했다. 원고들의 나이가 많기 때문에 인터넷 기사에 삼성 특검 결과 전문이 올라왔다고 당연히 접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원고 측, 삼성 특검 사건기록 증거조사 청구... '판도라 상자' 열릴까첫 공판과 내용상 거의 차이가 없었던 이번 공판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원고측의 증거조사 청구였다. 김 변호사는 "피고들이 지속적으로 숨기고 관리해왔기 때문에 원고들은 차명주식의 양도 모른다"며 "청구 대상과 범위를 확정하기 위해 신속한 증거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이날 ▲ 피고 이건희가 선대회장 타계 후 처분한 삼성전자 주식 거래내역 ▲ 상속세 및 배당금 관련 세금 신고, 납부자료 ▲ 삼성전자 주주명부 및 차명주식 이익배당금 내역 ▲ 삼성 특검 사건기록 등을 증거조사 청구했다. 이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삼성 비자금 관련 민감한 내용들이 공개될 수 있는 특검 사건기록의 증거조사 채택 여부다.
김 변호사는 "삼성전자의 차명주식에 대한 경위, 관리, 현황에 대해 알기 위해 삼성 특검 사건기록을 조사해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 조사가 성사돼 특검이 수사한 삼성 비자금 세부내역이 재판과정을 통해 흘러나올 경우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피고측은 "원고 청구와 관계없다"며 증거조사 신청의 즉각적인 차단에 나섰다. 민사재판 진행 순서상 심리를 마치고 자신들의 주장대로 이 사건이 각하될 경우 증거조사는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공개돼 봤자 피고측인 삼성전자 쪽에서는 전혀 좋을 게 없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변론이 끝난 뒤 서 부장판사는 양측에 다음 공판에 앞서 재판부에 해명할 쟁점에 대해 지도하며 "삼성 특검 발표문에는 삼성생명 차명주식의 양이 28%로 나오지만 삼성전자는 밝혀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고측에서 이 회장이 상속받은 삼성전자 차명주식의 양을 밝히지 않을 경우 양측 변호인이 특검 수사자료를 증거조사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양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3차 공판 때 공개할 내용을 추가로 밝혔다. 피고측 윤 변호사는 기자실에서 "선대회장이 가지고 있던 차명 주식을 이 회장에게 단독 상속했다는 증거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원고측 차동언 변호사는 "이건희 회장이 어떻게 삼성 지배권을 형성하고 경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맹희씨 등 원고들이 파악하고 있는 바를 밝힐 예정"이라며 "사회부 기자들이 좋아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차 공판은 7월 25일 오후 4시에 서울지방법원 동관 466호에서 열린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삼성 유산싸움, 비자금 특검기록 공개로 불똥 튀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