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에는 이렇게 말해놓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월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누리과정 확대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오른쪽은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정부는 이날 내년부터 3~4세 아동까지 무상보육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는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대중적 여론에 떠밀려 소득 하위 70% 가정에만 지급하던 만0세~2세 영유아 보육료를 올 3월부터 소득과 상관없이 전 계층으로 확대 지급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말에 "0~5세 아이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무상보육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보육료 확대 지원에 필요한 재정 확대 방안은 나몰라라 하더니 이제와서 4개월 만에 재정 문제를 들먹이며 다시 '선별적 지원' 으로 전환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내뱉고 있다.
무상보육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일부 지자체장들이 재정 부족을 이유로 들어 보육료 확대 지원 중단을 예고했을 때부터 부모들의 속은 타들어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무책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당장 서울 서초구는 이번 달부터 보육료 지원을 중다하겠다고 하고 다른 지역도 줄줄이 중단을 예고했다.
예고된 무상보육의 파행 이명박 정부의 무상보육은 보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고민 없이,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겨냥해 급조되다 보니 애초부터 문제가 많았다.
부모들과 각계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경고했지만 정부가 이를 무시하면서 무상보육 파행을 예고되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재벌가의 아이들까지 무상 보육 혜택이 돌아가게 해서야 되겠냐고 말한다. 그 동안 1%만을 대변해 온 이명박 정부는 무상급식 논란 때 그랬듯이, 보편적 복지를 거부하려는 의도를 교묘하게 포장하고 있다.
과연 재벌가의 손자들이 지원을 받는 어린이집에 맡겨지기나 하는가. 정부가 재벌가 운운하는 상위 30%에는 평범한 노동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현행 정부 기준에 따르면 주택담보 대출로 집 한 채 갖고 있고, 부모가 맞벌이를 하고 있으면 하위 70%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천정부지로 공공요금과 물가가 치솟고 가계대출로 한숨이 마를 날 없이, 맞벌이로 전전긍긍하는 부모들은 기획재정부의 '선별지원 검토' 운운하는 발언에 억장이 무너지고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전면 무상보육에서 하위 70퍼센트만 선별 지원하겠다는 정부 발상은 보편적 복지에 대한 간절한 국민들의 바람과 염원에 쐐기를 박는 것이며 99%를 향한 공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재원 부족을 이유로 무상보육을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 우리는 묻고 싶다. 과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의 우선 순위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리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미래 한국사회의 주역들인 우리 아이들을 기르고 양육하는 데에 재정의 우선 순위를 매기는 것에 왜 인색해야 하는가. 무기를 사고 국방비를 증액하는 데에 돈을 더 써야 하는가 아니면 우리의 아이들의 미래에 돈을 쓸 것인가.
부자 감세와 4대강 파헤치기 사업 등으로 부족해진 재원 때문에 왜 우리 아이들과 부모들이 희생돼야 하는가. 한국이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한 것에 비해 한국의 복지지출비용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복지 재정은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이 아니라 상위 1%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어서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와 정치권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말을 바꾸고 있다.부모들은 그들을 입만 쳐다보고 있어선 안된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공공성이 강화된 전면 무상보육을 실행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참된 인권보육,공공성이 강화된 무상보육 실현을 위해 행동하는 부모들의 단체인 '참보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 연합'(
http://cafe.daum.net/chamboyuk)이 정부의 무상보육 후퇴에 항의해 6일 오전 11시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참보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 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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