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사무직-생산직 손잡고 '파업'

[현장] 금속노조 총파업에 맞춰 부평공장 파업 ..."차별 철폐" 사무직도 합세

등록 2012.07.13 17:44수정 2012.07.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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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금숙노조 한국GM지부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13일 낮 인천광역시 부평구 한국GM공장 서문으로 오전 근무를 마친 사무직·생산직 노동자들이 퇴근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숙노조 한국GM지부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13일 낮 인천광역시 부평구 한국GM공장 서문으로 오전 근무를 마친 사무직·생산직 노동자들이 퇴근하고 있다.권우성

푸른색 조끼에 붉은 머리띠. 파업하는 노동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다. 일명 '기름밥'을 먹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라면 더욱 분명하다. 선입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모습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된 것은 사실이다. 사무직이라고 하면 그만큼 '파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13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한 한국GM지부는 그런 '선입견'을 깼다.

이날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정오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인천 부평구 청천동의 한국GM 부평공장은 정오가 되자 서류가방과 출입증을 목에 건 사무직원들이 생산직과 함께 평소보다 이른 퇴근을 했다. 조립, 도장 라인 등에서 나온 생산직 직원들과 연구소, 본사 건물에서 나오는 사무직 직원들이 한데 뭉쳐 걸어 나왔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한국GM공장 서문 부근에 '사무노동자 총단결로 단체협약 쟁취하자!' 등의 구호가 적힌 사무지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한국GM공장 서문 부근에 '사무노동자 총단결로 단체협약 쟁취하자!' 등의 구호가 적힌 사무지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권우성
  한국GM공장 본관 앞에 '생산직·사무직 공동파업'을 알리는 투쟁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한국GM공장 본관 앞에 '생산직·사무직 공동파업'을 알리는 투쟁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권우성

미국식 경영 그대로 이식돼... "한국 엔지니어 차별 받는다"

한국GM지부는 이날 동시에 총파업에 들어간 금속노조와 같은 '심야노동철폐'를 구호로 걸고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그밖에 '신입사원연월차별철폐', '사무지회 단협 적용', '공장발전 전망 제시' 등을 요구했다.

한국GM의 사무직 노동자들은 그동안 생산직 노조가 체결하는 단체협상 적용을 받지 못했다. 미국 GM본사의 경영방식이 그대로 이식되면서 발생한 문제다. 성과급 지급과 인사평가 등 모든 게 미국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사무직 노동자들은 지엠대우차 시절인 지난 2005년  '지엠대우차사무지부'를 결성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지난 해에는 사무직지회와 생산직지부가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로 통합했다. 사무직 3700여 명이 노조에 가입해 한국지엠지부 규모는 1만3000여 명에 이르게 됐다.

한국GM지부 사무지회는 생산-사무직 노조의 통합에 따라 생산지부에 적용되던 기존 단체협약 사안을 사무직에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임금·성과급 지급 과정에서의 부당한 차별을 철폐할 것을 주장했다. 사무지회는 지난 8일부터 공장 안에 천막을 설치하고 5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파업에 참가한 사무지회 한 노조원은 "사무지회가 협상 자격이 없기 때문에 사측이 생산직에 비해 사무직을 차별한다"며 "임금, 성과급 문제를 생산직하고만 논의하고 사무직은 소외됐다"고 말했다. 연구소에 근무하는 한 노조원은 "외국계 회사다 보니 한국 엔지니어를 부당하게 대우한다"며 "사무직의 목소리도 낼 수 있어 파업에 긍정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GM지부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13일 낮 인천광역시 부평구 한국GM공장에서 직원들이 오전 근무를 마친 뒤 퇴근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GM지부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13일 낮 인천광역시 부평구 한국GM공장에서 직원들이 오전 근무를 마친 뒤 퇴근하고 있다.권우성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 노조 간부가 부평공장 서문에서 노조원들의 파업 참여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 노조 간부가 부평공장 서문에서 노조원들의 파업 참여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권우성

생산직 노조원들은 "우리는 다 같은 노동자"라며 "같은 노조 지부에 속해 있는 만큼 사무지회의 투쟁에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최종학 한국GM지부 교육선전실장은 "사측은 사무직을 다섯 등급으로 나눠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 팀장이 임의대로 성과를 평가한다"며 "이같은 부당한 차별을 없애고 생산지회와 사무지회를 동등하게 대우해 줄 것"을 회사측에 요구했다.

지난 2일부터 3일 사이에 연 금속노조 총파업 투표에서 한국GM지부는 노조원 1만3798명 중 1만2121명이 참여해 투표율 87.8%, 찬성률 84.2%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에서 사무지회는 재적인원 3704명 중 3189명이 참가해 86.1%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한국GM 부평공장은 33만평 규모에 생산직 5800여 명, 사무직 4000여 명이 근무하며 일일 1800여 대의 차를 생산한다.
#한국GM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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