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향 담양군에는 볼거리, 먹을거리도 많다

[김수종의 담양 여행기 2] 가족여행지로 좋은 한국대나무박물관

등록 2012.07.17 12:00수정 2012.07.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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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통밥 대통은 두 번 쓰지 않는다

대통밥 대통은 두 번 쓰지 않는다 ⓒ 김수종


죽향(竹鄕)인 담양군에서 첫 식사는 대통밥으로 했다. 대나무통 속에 오곡을 넣어 밥을 하는 대통밥은 오감이 꿈틀댈 정도로 맛이 좋았다. 4년 전 담양에서 먹었던 맛과 또 다른 느낌인 것을 보면 집집마다 편차가 있기는 한 것 같다.

그동안 대통밥을 지을 때, 쓰는 대통은 여러 번 재활용을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딱 한 번만 쓰고는 폐기처분한다고 했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식사를 마치고 대통을 가지고 가도 좋단다. 난 초등학생인 아들 연우를 위해 연필꽂이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비닐봉지에 담아 가지고 왔다.


대통을 한 번만 쓸 수 있는 이유는 다음날 죽녹원을 방문하여 알 수 있었다. 봄에 죽순이 와서 대략 30일 정도 자라면 대나무는 4~5m 정도 성장한다. 따라서 대통을 두 번 쓸 이유가 없고, 좋은 밥맛을 위해서는 절대로 두 번 쓰지 않는다는 것이 담양 대통밥집들의 원칙이라고 한다. 맛있게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식당 앞 천변리에 있는 '한국대나무박물관'으로 이동했다.

a 한국대나무박물관  조각이 많다

한국대나무박물관 조각이 많다 ⓒ 김수종


한국대나무박물관은 지난 1966년 담양군이 죽세공예품의 보존, 전시, 기술정보 교환, 판매 알선을 위해 '죽세공예센터'를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1981년 죽물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1998년 담양죽세공예진흥단지 준공과 함께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으며, 2003년에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a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입구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입구 ⓒ 김수종


이곳은 대나무에 관한 한 국내 최대의 전시관이다. 부지 5만 200㎡,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이 약 3,300㎡ 규모로, 박물관, 중요무형문화재전수관, 106종의 죽종장, 대나무공예 교육체험교실, 담양문화원, 죽제품 전문판매점, 테마 공원시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박물관 소장품은 국산 죽제품 2146점, 외국 죽제품 355점, 기타 700점 등 총 3200여점에 이른다. 전시실은 6개다. 제1전시실은 대나무의 정의 및 특성, 담양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대나무의 종류, 유리부스바닥에 대나무의 생태를 보여주는 디오라마(diorama, 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하여 하나의 장면을 만든 것, 또는 그러한 배치), 세계 대나무 분포도, 한국 대나무 분포도, 대나무 뿌리와 줄기 단면을 통한 생장과정 등을 소개하고 있다.

a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 대나무를 다듬는 모습을 그린 그림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 대나무를 다듬는 모습을 그린 그림 ⓒ 김수종


제2전시실은 죽근, 모근, 묘근 등 대나무 재배 방법 및 대나무 채취에 사용하는 도구와 죽공예 제작 시 사용하는 도구, 죽공예품을 제작하는 엮기의 종류 및 대나무를 이용한 놀이기구, 죽공예 제작과정을 알려주는 디오라마,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죽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제3전시실은 죽물생활공예품을 전시한 곳으로 전국대나무공예대전에서 수상한 생활공예품을 소개하고 있다. 무형문화재 공예품도 볼 수 있다. 제4전시실은 1960~80년대 담양읍을 배경으로 죽물시장이 열리던 풍경을 재현한 미니어처(miniature, 실물과 같은 모양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작은 모형)를 볼 수 있으며, 담양의 대숲소리 제품도 전시되어 있다.

a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 전시실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 전시실 ⓒ 김수종


제5전시실은 약용으로 쓰이는 대나무와 동의보감에 소개된 대나무 한방 치료법을 소개하는 건강학 자료와 죽순을 이용한 요리법을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제6전시실인 기획전시실은 개인이나 단체를 위한 작품전과 전국대나무공예대전 수상작품을 전시하는 방이다.  


전시관 옆으로 가면 대나무 교육 체험관, 산업 미래관, 명인관, 외국관, 영상홍보관 등이 있어 인기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교육 체험관에서 지도교사의 도움을 받아 상시체험이 가능한데 아이들은 바람개비, 청소년들은 연이나 부채 같은 실용적인 작품을, 어른들은 단소 등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긴 대나무를 잘라 대나무통을 만들어 주는데 집으로 가져와 대통밥을 지어 먹을 수도 있고 술통으로 대통주도 만들 수 있다. 박물관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놀거리, 쉴거리, 체험이 모두 가능한 종합시설로 가족여행에 좋은 코스다.

a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 야외 종죽장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 야외 종죽장 ⓒ 김수종


전시장 전체를 둘러보니, 곳곳에 있는 멋진 대나무 사진 작품과 죽순을 가공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무척 인상에 남았다. 또한 죽물시장을 재현한 미니어처를 보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옛사람들이 팔던 죽물을 한두 점 사오고 싶어졌다.

다시 입구 쪽으로 나와 곳곳에 있는 조각들을 감상했다. 담양과 대나무를 상징하는 조각들이 멋졌다. 그리고 우측에 있는 106종의 대나무가 심겨진 죽종장에는 작은 키의 다양한 대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비교를 해가며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

중간 중간에 작은 연못과 연꽃, 소나무와 조화를 이루는 대나무 숲, 죽물 판매장 등을 둘러보면서 조만간 가족과 함께 이곳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참 운치 있는 곳이다.

a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 판매장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대나무박물관 , 판매장 ⓒ 김수종


박물관을 둘러 본 우리 일행은 다시 버스를 타고 창평면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담양의 또 다른 명물인 '담양한과' 만들기 문화체험을 했다.

a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준비물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준비물 ⓒ 김수종


대한민국 식품 명인 33호인 박순애 선생이 경영하는 '담양한과 명진식품'에서는 우리의 전통한과를 생산, 판매하는 것과 함께 '한과 만들기 체험'과 한옥 민박 등을 통하여 전통 문화를 알리고 홍보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육간대청(六間大廳)의 한과 체험장에서 우리들은 삼색쌀엿강정을 만들었다. 먼저 미리 준비된 강정용 쌀 튀밥, 조청, 설탕, 식용유, 백년초분말, 뽕잎분말, 치자분말, 건블루베리, 호두와 아몬드, 땅콩을 혼합과 견과류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다.

a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틀에 넣고 비비기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틀에 넣고 비비기 ⓒ 김수종


프라이팬에 조청과 설탕, 식용유를 넣고 중불에 기포가 생길 때까지 끓인다. 이후 약한 불로 줄인 후 쌀 튀밥 2컵을 넣고 가느다란 실모양이 나올 때까지 주걱으로 저어 준다. 엿강정 틀에 뜨겁게 가열된 믹스를 넣고 손으로 고르게 편 다음 밀대로 민다. 비닐을 개봉한 다음 도마에 부은 후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강정이 완성된다.

처음에는 견과류와 건블루베리를 이용한 블루베리한과, 두 번째는 백년초를 넣은 백년초한과, 다음은 뽕잎은 넣은 뽕잎한과, 마지막으로는 치자분말을 넣은 치자한과를 만들어 각자의 봉투에 담아 집으로 가져왔다.

a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나는 오랜 만에 소질을 발휘하여 인사동 아르바이트를 생각 중이다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나는 오랜 만에 소질을 발휘하여 인사동 아르바이트를 생각 중이다 ⓒ 김수종


처음에는 나는 아이들이나 하는 '한과 만들기' 체험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재미있다. 또한 4번에 걸쳐 한과를 만들면서, 인사동에서 한과 만들기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척척 만들어 내는 내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 당일 만든 한과는 다음 날까지 담양 읍내를 오가며 간간히 먹을 수 있는 좋은 먹을거리가 되었고, 남은 것은 집으로 가져갔다.

a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직접 만든 4종류의 한과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담양한과 만들기 체험, 직접 만든 4종류의 한과 ⓒ 김수종


#담양군 #대나무박물관 #대통밥 #담양한과 #블루베리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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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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