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오리알... 오세훈 전 시장이 책임져라"

서울풀시넷 등 시민단체, 오 전 시장에 구상권 청구... "대낮에 눈 뜨고 강도당한 셈"

등록 2012.07.18 15:24수정 2012.07.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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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7일 장마와 태풍으로 한강물이 불어나 서울 반포대교 부근 세빛둥둥섬에 대한 시민들의 출입이 금지된 가운데 한강시민공원 닻빌광장 일부가 물에 잠겨 있다. ⓒ 권우성


지난 12일 서울시의 감사 결과, '총체적 부실'로 밝혀진 세빛둥둥섬과 관련해 시민사회 단체가 오세훈 전 시장과 관련 공무원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운동을 벌인다. 시민단체들은 시의 감사결과가 그동안의 의혹들을 확인하는 데 그치고 관련자 처벌에 엄중하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서울풀시넷), 문화연대, 서울환경연합 등은 18일 오전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인의 소송인단을 모집해 오세훈 전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또 사업의 재발방지를 위해 '세빛둥둥섬법'을 제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운영이 중단되고 있는 세빛둥둥섬을 위해서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했다.

서울풀시넷 등은 "지난 12일 서울시의 특별감사가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위 사실에도 불구하고 징계 수위가 낮고 책임 규명과 재발방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15인의 연루 공무원을 확인했음에도 퇴직 및 징계시효의 소멸 등을 이유로 절반이 넘는 9인에 대한 징계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풀시넷 등은 오세훈 전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기 위한 100인 청구단을 모집한다. 구상권이란 타인을 위하여 그 사람의 채무를 변제한 사람이 그 타인에 대하여 가지는 반환청구의 권리이다. 일종의 손해배상청구권이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인 구상권 청구금액은 시가 SH공사를 통해 출자하게 한 128억 원과 239억 원의 대출보증액, 그리고 주차장 무상제공에 따른 2억4천만 원 등 총 369억 원에 이른다.

서울풀시넷 등은 "법리적으로 한계가 있을지라도 서울시에 재정적인 피해를 끼친 자에 대해 비용을 청구하지 못한다면 서울시민들은 대낮에 눈을 뜨고도 강도를 당한 셈"이라며 청구운동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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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풀시넷 등 시민단체들은 18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 강민수


또 서울풀시넷 등은 9월 정기국회에서 '세빛둥둥섬법'을 제정할 예정이다. 제2의 세빛둥둥섬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지방공무원법', '지방재정법' 과 '지방자치법'을 '세빛둥둥섬 법'으로 명명해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지방공무원들의 징계 시효를 현재 2년(9월에 발효되는 법령부터 3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지방공무원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번 감사결과 징계 시효가 지난 공무원이 9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또 세빛둥둥섬 등의 민간사업에 서울시가 SH공사를 통해 간접 출자하는 방식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한다. 간접 출자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방의회의 검증 절차를 지방재정법을 개정을 통해 보완한다. 이같은 법 개정은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서울을 난도질해놓고 갔다"

전상봉 서울풀시넷 정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명박·오세훈 시장의 두 임기 동안 서울시 신청사를 비롯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가든 파이브 등 서울을 난도질해놓고 떠났다"며 "이후 지속적으로 이 문제들을 파헤쳐 서울이 난도질 되는 도시가 아니라 600년 역사의 유서 깊은 살기 좋은 도시임을 알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서울풀시넷 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시민을 기만하고 서울시에 부당한 부담을 지운 관련 공무원들에게 가장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며 "오세훈 전 시장의 책임을 명확하게 밝혀내고 이를 교훈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2일 서울시는 세빛둥둥섬 진행 과정에서 "시 의회 동의도 없이 협약을 변경하고 민간사업자가 사업 수입비를 누락하고 경비를 부풀리는 등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감사결과 서울시와 민자사업자인 (주)플로섬은 2009년 5월과 2011년 12월 두 차례의 협약 변경을 통해 투자비를 662억 원에서 1390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부풀렸고, 민자사업자의 무상사용 기간을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4명의 징계를 비롯해 총 15명(시청 8명, 자치구 4명, SH공사 3명)의 신분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세빛둥둥섬은 반포대교 남단 한강 공원에 자리잡은 세 개의 인공섬으로 '오페라하우스', '달빛무지개분수'와 함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추진됐다. 섬은 지난해에는 폭우에 잠겨 한때 이용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18일 현재도 우천 예보 관계로 개방되지 않아 '한강의 오리알'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빛둥둥섬 #오세훈 #구상권 청구 #서울풀시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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