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끈한 박근혜 "얼굴에 칼 맞고도..."

새누리당 대선 경선 광주·전남·전북 합동연설회

등록 2012.07.26 17:01수정 2012.07.2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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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6일 오후 5시 50분]

 새누리당 대선후보들이 26일 오후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합동연설회를 마친뒤 지지를 호소하며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들이 26일 오후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합동연설회를 마친뒤 지지를 호소하며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남소연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시작과 함께 가장 유력한 박근혜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집중포화도 개시됐다. '안철수 돌풍'과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박근혜 대세론은 없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6000여 명의 당원들의 자리를 메운 광주 염주실내체육관에서 관중들의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이는 단연 박근혜 후보였다. 행사 시작 전 관중석 앞을 지나며 인사하는 박 후보에 대한 당원들의 반응은 다른 후보들에 대한 반응을 압도했다. 

그러나 후발주자들의 공세는 거셌다. 1등주자 기호 2번 박근혜 후보를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한 이는 기호 5번 김문수 후보였다. 김 후보는 정견발표 전 후보별로 5분간 주어진 자율 주제 발표에서부터 동영상을 통해 박근혜 후보를 적극 공격했다.

김문수 "국민 위에 군림하는 불통령 먹통령 선택하지 않아"

김문수 후보는 영상 속 "대세론은 잘못된 허상이자 경계해야 할 오만", "무소불위의 권력 아래 혜택이란 혜택은 다 누린 대통령의 딸을 선택하겠느냐, 이 땅의 민주주의와 개혁의 상징인 사람을 선택하겠느냐", "언론과 야권에서 벌써부터 각종 문제점을 제기하는 후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귀족 후보는 선택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레이션과 함께 박근혜 후보의 사진이나 박 후보가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등장하는 사진을 내보냈다.

정견발표 연설에 나선 김문수 후보는 "나는 입당한 지 19년 됐고 나보다 늦게 입당한 박근혜 후보는 탈당하고 나가셨다가 들어왔다. 나는 탈당한 적이 없다"는 말로 박근혜 후보를 공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남소연

김문수 후보는 경선규칙변경 요구 무산을 언급하면서 "지금 입당한 지 19년 만에 이렇게 불통과 독선에 숨이 막힐 지경인 적은 없었다"며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이미 불통이요 먹통이다. 대통령이 된다면 불통령·먹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는 최근의 '안철수 돌풍'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후보는 불안하다. 대세론이 급격히 붕괴하고 있다"며 "안철수 같은 무면허자 무자격자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이어 "안철수를 꺾을 사람이 누구냐. 김문수는 면허증도 자격증도 다 있다. 안철수 같은 무자격 무면허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안철수 책 한 권에 대세론 허망 입증, 안풍엔 태풍"

기호 3번 김태호 후보도 연설에 나서 "안철수의 책 한 권으로 대세론이 흔들렸고, TV 출연 한번으로 대세론이 뒤집어졌다"며 "우리의 대세론이 얼마나 허망하다는 걸 제대로 보여줬다"고 '박근혜 대세론'을 공격했다. 김태호 후보는 "저 김태호는 노무현의 성지에서 노풍을 막아냈고 이번 총선에선 낙동강 벨트를 지키고 문재인의 문풍도 막아냈다"며 "안철수, 안풍, 안풍 하는데 김태호 앞에서는 허풍"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안철수가 양식장에서 자란 양식 횟감이라면 저는 거친 파도와 싸운 자연산 활어 횟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안철수의 안풍, 김태호의 태풍으로 박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다. 소통도 없고 대화도 없다. 원칙 원칙 이야기하면서 변화의 '변'자도 못 꺼내게 한다" 눈치 주는 사람과 눈치 보는 사람만 있을 뿐"이라고 박근혜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이어 "젊은이들은 새누리당이 답답하고 구닥다리라고 말한다. 그런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는 커녕 '5·16은 혁명이었다. 최선의 선택이었다' 말하고 있다.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젊은이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박 후보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왜 시원하게 인정하지 못하느냐, 왜 진심으로 사과하지 못하느냐"며 "민주성지 광주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미래로 갈 수 있도록 단호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문수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가 26일 오후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호남출신인 부인 설난영씨를 소개하며 당원들에게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김문수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가 26일 오후 광주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호남출신인 부인 설난영씨를 소개하며 당원들에게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남소연

박근혜 "과거와 싸우는 비상식의 정치 끊어야"

'안철수 돌풍'을 '박근혜 대세론은 없다'에 연결시켜 파상공세에 나선 다른 후보들의 공세를 박근혜 후보는 "민생을 외면한 비상식의 정치"로 몰아세우면서 적극 반격했다. 동시에 안철수 원장의 '상식과 비상식' 구도도 차용했다.

기호 2번 박근혜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어딜 가나 이렇게 어렵다고들 하는데, 우리 정치는 국민의 삶은 제쳐두고 과거와 싸우고, 비방과 네거티브를 하느라 바쁘다"며 "여러분이 원하는 정치가 이런 정치는 아니지 않느냐. 상식적이고 깨끗한 정치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후보는 이어 "이제 비상식의 정치를 끊고, 상식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국민의 삶을 중심에 놓는, 상식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6 옹호 발언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비판을 '과거와 싸우는 비방과 네거티브'로 규정하는 한편, 안철수 원장이 방송에서 내세운 '상식과 비상식' 구도를 빌려 다른 후보들의 공세를 '민생을 외면한 비상식'으로 몰아세웠다.

박근혜 후보는 "당이 두 번이나 존폐의 위기에 섰을 때, 몸을 던져 당을 살렸다. 얼굴에 칼을 맞고도 당과 나라를 먼저 걱정했다. 국민과의 약속이 깨질 위기가 됐을 때 정치생명을 걸고 지켜냈다"며 "그렇게 위기 때마다 저 개인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했고 그 모든 위기를 극복해 냈다. 지금 여러분이 겪고 있는 이 위기도 저 박근혜가 여러분과 함게 극복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박 후보는 "교육부터 바꾸겠다. 학생들이 점수 때문에 친구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교육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커가고, 누구나 일을 통해 스스로 일어서고 일한 만큼 보답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하기 어렵다"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할 사람이 과연 누구냐. 저 박근혜는 호남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광주 복합 문화산업단지 육성, 영남과 호남을 아우르는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 등을 약속하면서 "목포에서 부산까지 철도 고속화도 단계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임태희 "5·16 발언과 경제민주화 공약은 역사파괴적 발상"

기호 1번 임태희 후보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의 새누리당의 호남 홀대를 지적했다. 임 후보는 "4년 전 선거에는 31개 지역구에 전원 공천했다. 그러나 이번(19대 총선)에는 30개 지역구 중에 13곳만 공천했다. 심지어 광주에는 8개 지역구 중 단 2개만 공천했다"며 "이런 식으로 공천해 놓고 이제 와서 '고속철 해준다', '정치의 중심으로 키워준다', '지역 개발해준다' 무슨 말을 한들 그게 의미가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후보는 이어 "이렇게 공천을 못하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건 바로 당이 사당화가 됐기 때문"이라며 "당에 건전한 비판마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올림픽 기간 동안만이라도 경선을 연기하자는 의견마저 묵살당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임 후보는 박근혜 후보의 '5·16에 대한 나의 인식에 동의하는 국민이 50%가 넘는다'는 발언과 대기업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이런 '역사파괴적 발상'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열어갈 수 있느냐"며 "대한민국의 미래는 합리와 상식으로만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몸 담았던 이명박 정부의 시작을 "이념과 지역의 갈등 대립을 넘어 합리와 상식이 살아 숨쉬는 대한민국,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세계의 중심에 서는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꿈꾸면서 뜨겁게 시작한 첫걸음"이라고 표현한 임 후보는 "그 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개혁을 이어받아 앞으로 뚜벅 뚜벅 걸어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영상으로 주목받은 안상수 "가계부채 해결"

이날 연설회에서 상영된 후보자들의 홍보 동영상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기호 4번 안상수 후보의 영상이었다. 다른 후보들의 영상이 시종일관 진지함으로 일관된 데 비해 안 후보의 동영상은 안 후보가 목포부터 서울까지 전국을 다소 우스꽝스럽게 뛰어다니는 모습으로 시작해, 그 누구도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알아봐 주지 않는 현실을 표현했다.

자신을 "가계부채를 해결할 4번타자 안상수"로 표현한 안 후보는 "한숨에서 함성으로, 걱정에서 열정으로, 포기에서 죽기살기로 해서 여러분을 이 답답함에서 구하겠다"며 "저는 캠프도 없고 조직도 없다. 여러분이 조직이고 캠프"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광주·전북·전남지역부터 시작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합동연설회는 27일 부산·울산, 30일 경남, 다음달 1일 제주, 2일 대전·세종·충북·충남, 6일 서울, 9일 대구·경북, 10일 강원, 16일 인천, 18일 경기지역 순으로 열리고, 투표는 19일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새누리당 #김태호 #김문수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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