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갈비가 무농약 매실즙에 빠진 날

이 여름 무더위, 매실장아찌와 돼지갈비로 이겨냅니다

등록 2012.08.04 09:45수정 2012.08.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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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엿이 아니라 매실즙을 넣습니다. 그럼 건강에도 좋습니다. 돼지 비린내도 없앨 수 있습니다. ⓒ 김동수


쉰 살도 안 된 사람이 벌써 나이를 말하니 조금 부끄럽지만, 마흔 중반을 넘긴 후부터는 이상하게 육고기가 잘 먹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육고기는 먹을 것입니다. 그래도 분명한 것 하나는 젊을 때보다 고기를 적게 먹는 것은 분명합니다. 삼겹살 두세 점 먹으면 더 이상 먹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아빠가 고기를 적게 먹으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적게 먹습니다. 하지만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 육고기를 적게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번씩 아이들에게 맛있는 갈비를 해줍니다. 물론 비싼 쇠고기 갈비는 아닙니다. 미국산 쇠고기 갈비도 생각해보지만 아내는 '펄쩍'합니다. 어떻게 미국산 쇠고기를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돼지갈비입니다. 돼지갈비는 싸고, 맛있습니다. 그것도 집에서 직접 양념을 하면 일석이조, 일석삼조입니다. 다른 것 없습니다. 양념은 '매실즙+마늘+간장+참깨'입니다. 먼저 돼지갈비에 매실즙과 간장을 넣고 밑간을 합니다. 이렇게 2~3시간을 재우면 양념이 속살까지 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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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돼지갈비. ⓒ 김동수


2~3시간 밑간이 된 돼지갈비에 마늘를 넣습니다. 다른 것은 필요 없습니다. 매실즙이 들어갔기 때문에 설탕이나 엿을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또 매실즙이 돼지 비린내를 어느 정도 없애주기 때문에 비린내를 없애는 다른 향신료나 재료를 넣지 않아도 됩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매실즙+간장+마늘'입니다. 이제는 조리면 됩니다. 아주 맛있는 돼지갈비가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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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돼지갈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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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마늘+매실즙+참깨만 들어간 돼지갈비 ⓒ 김동수


다 된 돼지갈비 위에 참깨를 뿌립니다. 그럼 맛있는 돼지갈비가 됩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집에만 있는 돼지갈비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만들 수 없습니다. 그 어느 유명한 요리사도 만들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아빠와 엄마가 함께 만든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돼지갈비를 하나씩 들고 '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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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엄마표 돼지갈비를 맛있게 먹는 아이들 ⓒ 김동수


아이들은 더 달라고 했지만 아빠가 적게 먹는 습성 때문에 돼지갈비를 그만 17000원치만 사는 바람에 배불리 먹을 수 없었습니다. 원래 더 먹고 싶을 때, 숟가락을 놓는 것이 가장 건강에 좋다는 핑계를 대면서 아이들 불만을 에둘러 잠재웠습니다.


돼지갈비 반찬은 매실장아찌입니다. 동생이 매실나무를 몇 그루 심었는데 벌써 많이 자랐습니다. 해마다 몇십 kg를 땁니다. 매실즙도 담고, 매실주도 담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담았습니다. 동생은 농약을 치지 않습니다. 농약을 칠 마음이 별로 없지요. 나락과 마늘 등에도 잘 치지 않습니다. 그것때문에 어머니가 불만이지만 무농약이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큰형님 말로는 동생이 하도 하도 농약을 치지 않아 살짝 쳤다고 합니다. 그래도 거의 무농약이지요. 매실장아찌는 제수씨가 담았는데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맛을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폭염으로 하루하루가 힘든 지금. 돼지갈비와 싱싱하게 맛있는 매실장아찌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무더위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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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은 매실장아찌입니다. 농약을 치지 않은 무공해이지요 ⓒ 김동수


#돼지갈비 #매실즙 #매실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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