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공천헌금-자식 얘기 때문에 멘붕"

'청년과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박 의원, 공천헌금 파문에 "'멘붕'이다" 토로

등록 2012.08.05 17:15수정 2012.08.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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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자 선거 20대 정책토크에 참석한 박근혜 후보가 최근 불거진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된 질문에 답한 뒤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5일 "자식도 없는데 자식이 있다는 황당한 얘기를 들으면 '멘붕'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 경선 '20대 정책토크 청년과 함께' 토론회에 참석, "언제 멘붕 상태가 되느냐"는 패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모 언론에서 박 의원에게 사생아가 있다고 보도했다가 정정보도를 하거나 인터넷 상에서 루머처럼 흘러다니는 얘기를 두고 한 말이다.

박근혜 의원은 또 "믿었던 사람이, 진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해서는 안되는 일에 연루가 됐다, 될 수도 있다고 했을 때"라며 최근 새누리당 경선판을 뒤흔들고 있는 '공천헌금' 파문을 예로 들었다.

지난 4·11 총선 당시 지역구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대가로 현기환 전 의원에게 3억 원의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었던 현 전 의원은 '친박계 신실세'로 불렸다. '쇄신'을 내걸며 직접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박근혜 의원이 공천헌금 파동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사실 여부도 모르는데, 이것(공천헌금 파문)을 가지고 저를 막 공격하면 이것도 멘붕"이라고 말해, 이날 토론회에 불참한 비박 주자들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김문수·김태호·임태희 등 비박 주자 3인은 지난 2일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 황우여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3일 밤부터 '경선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결국 이날 열린 '20대 정책토크 청년과 함께' 토론회에는 박 의원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2명만 참석해 '반쪽짜리' 토론회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박 의원은 "(멘붕 때문에) 멍 때리고 있으면 끝이 안 난다"며 "(멘붕을) 극복하는 방법은 원칙과 순리대로 열심히 일을 해나가면서 잘못된 일이 있으면 고치고 보완하면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천헌금 파문 두고 "사실 여부 모르는데 그걸로 공격하면 '멘붕'"

패널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은 안상수 전 시장 역시 '공천헌금' 파문을 멘붕 사례로 들었다. 그는 "전 사실 공천헌금 얘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 동료 후보들이 (경선에) 불참을 하는 것으로 갑자기 결정을 해서 멘붕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저는 어느 편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입장이 난처하다"면서도 "새누리당이 보수의 큰 그릇으로서 흔들리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불편해도 경선에 끝까지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패널들은 후보자들에게 공천헌금 파문에 대한 대책을 직접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의원은 "진위를 가리고 있고 사실 여부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의혹이 나왔다는 자체가 안타깝고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민망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지난번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당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 공천을 깨끗히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공천 위윈회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잣대로 잘 해달라고 신신당부 드렸다"며 "그 분들도 사명감을 가지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때 (돈을 준 후보에게) 공천을 줬다고 해도 미처 모르고 줬을 수도 있다, 사람 일이니까"라며 "그러나 비리가 드러나면 즉시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제가 여러 차례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 때 지금의 제보가 있었으면 어쨌든 간에 진위 여부를 가렸을 텐데, 아쉽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본인의 '불통' 이미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멘붕이 된다"고 받아넘겼다. 박 의원은 "오늘 얘기를 많이 했는데, 불통이 된 것 같으냐"며 관중석에 반문을 한 뒤, "상대에 대한 관심과 존중에서부터 소통의 문이 열린다"며 "정치권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싸이질'도 했고, 스마트폰 애플도 만들어서 항상 소통의 창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키백과에 따르면, 멘붕은 은어의 일종이다. '멘탈(mental) 붕괴'의 약어로서 약한 정신적인 충격을 의미한다. 그러나 트라우마와 같은 실제적인 정신적인 충격 보다는 굉장히 웃기는 상황, 황당한 상황, 어이없는 상황등으로 인한 가벼운 심리적 놀람의 상태를 재밌게 표현하고자 할 때 이용된다.
#공천헌금 #박근혜 #멘붕 #비박주자 #4.11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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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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