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집 [육甲 Part 1] '강남 스타일'로 돌아온' 싸이'.
YG엔터테인먼트
가수 '싸이'의 음악은 언제부턴가 크게 두 가지 벽에 막혀있었던 것 같다. 그 벽은 '챔피언'과 '김장훈'.
그의 최대 히트곡인 3집 '챔피언'. 한마디로 운집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일순간에 열광시킬 수 있는 음악이다. 인트로에 영화 <비버리힐즈캅>에 나오는 'Axel F(악셀 에프)'가 울려 퍼지면 듣는 이가 자신도 모르게 발끝에서 전율을 느끼는 음악. 전경과 학생, 파벌 없이 성별 없이 앞뒤로 흔들게 만드는 싸이의 '챔피언'은 그 자체로 싸이 최대의 명곡이자 동시에 그가 넘어서야 할 커다란 벽이었다.
다음은 그의 동료이자 라이벌인 김장훈. '명품 입는 기부천사' 김장훈이 전달하는 '공익'과 '축제'의 양면적인 매력. 싸이는 어느 순간 이러한 포지션을 유지한다.
물론 그의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마니아라면 싸이 특유의 '양아치' 근성은 1집부터 지금까지 한 번의 흔들림 없이 꾸준히 유지되어 왔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일반대중들이 바라보는 싸이의 모습은 런던올림픽 응원가 'Korea'를 부르거나 월드컵으로 하나 되자는 'We are the One'을 생목으로 열창하는 싸이의 모습이 분명 더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어느 샌가 말이다.
두 가지 벽에 막혀 있었던 '싸이'
하지만 생각해보자. 싸이의 첫 등장을 말이다. 그는 원래 '축제'나 '공익'을 말하는 가수가 아니었다. 파격적인 민소매티를 입고 거침없는 밤문화를 설파하던 싸이는 지금과는 분명히 달랐다. 남이야 어쨌건, 남들이 뭐라건, 담배를 피우는 굳은 심지를 가지던 이 청년은 말 그대로 '엽기'였다. <라디오 스타>의 김구라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 지금이 정말 세기말이구나!"를 느끼게 할 만큼 그의 데뷔는 충격적이었다.
그러한 1집의 충격은 이번 6집 <육甲 Part 1>을 통해 재현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 듀오 LMFAO나 데이빗 게타(David Guetta) 스타일에 파티 락(Party Rock)이나 락킹 댄스(Rocking Dance)를 지극히 한국적인 '말춤'으로 승화시키면서 말이다. 이쯤 되면 멜버른 셔플의 시대는 지고 강남 셔플의 시대라고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