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는 피자, 안 먹어본 사람은 모릅니다

임실치즈 마을에서 피자를 만들었습니다

등록 2012.08.15 17:13수정 2012.08.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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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만들기 직전 찰칵 ⓒ 김동수


김치. 가히 대한민국 상징이라 부를만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강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김치의 힘'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하지요.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폭발 직후와 2009년 신종플루 때도 김치가 한국 사람들을 지켜줬다는 풍문도 나돌았습니다. 김치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건강식품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건강식품이 있으니... 바로 치즈입니다.


지난 13일과 14일, 제가 봉사하고 있는 시민단체 수련회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저희는 전북 임실에 있는 치즈마을에도 들렀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치즈 만들기·피자 만들기 등을 체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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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만들기 시작. 데운 우유에 유산균과 또 다른 재료-이름을 까먹었음-을 넣고 휘저었습니다. 형이 휘젖는 모습을 보고 있는 막둥이. 얼마나 하고 싶은지 모릅니다. ⓒ 김동수


치즈 만들기 시작. 데운 우유에 유산균과 여러 재료를 넣고 휘저었습니다. 형이 휘젓는 모습을 보고 있는 막둥이, 얼마나 하고 싶은지 모릅니다.

"형아, 나도 하고 싶단 말이야."
"나부터 하고."
"아니, 형만 하면 어떻게"
"누나도 하고, 다음에 네가 해라."

"형아하고 누나하면 나는 언제 하는데..."

막둥이의 억지에 결국 형과 누나는 막둥이에게 양보를 했습니다. 우유를 따뜻하게 데우는 이유는 좋은 치즈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치즈 만들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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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만들고 있는 막둥이 ⓒ 김동수


도전은 아름답습니다. 내가 만든 치즈로 피자도 만들어 먹는다는 기대감에 힘이 더 났습니다.


"아빠, 우리가 만든 치즈로 피자를 만들 수 있어요?"
"그렇겠지. 아빠도 치즈를 한 번도 만들어보지 못해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치즈로 피자를 만들어 먹는 것은 분명해."
"그럼 마트에서 만들어 파는 피자보다 더 맛있겠어요."
"당연하지. 우리가 직접 만든 치즈로 피자를 만들어 먹는데."


생각만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내려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치즈는 몇 시간 동안 숙성해야 하는데 겨우 1시간으로 치즈를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치즈마을에서 이미 만들어 놓은 치즈 재료로 치즈를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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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반죽을 늘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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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늘어나는 치즈, 정말 놀랐습니다. ⓒ 김동수


정말 신기했습니다. 반죽을 다하고 늘이는 작업을 했는 쭉쭉 늘어났습니다. 아이들은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아빠! 치즈가 쭉쭉 늘어나요."
"신기하네. 찢어지지 않고... 우리도 시간이 많으면 직접 만들 수 있는데 조금은 아쉽다."

"그래요 다음에는 시간 많이 내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자, 이제 피자를 만들자!"

비록 준비된 치즈 재료로 반죽하고, 쭉쭉 늘였지만 그래도 우리 손으로 치즈의 절반을 만들었습니다. 함께 한 분들도 정말 열심이었습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했습니다. 대부분 피자는 밀가루를 재료로 하는데 임실치즈 마을은 쌀가루였습니다. '쌀가루하면 잘 될까'라고 의심했지만 뜻밖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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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루로 만든 피자 ⓒ 김동수


"아빠 피자는 밀가루로 만드는 것 아닌가요?"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쌀가루로 만드네. 아마 고소한 맛이 더 있을거야. 밀가루보다는 쌀가루가 더 맛있겠지."
"아빠! 내가 양파 썰게요."
"아빠, 또 형아가 먼저해요. 나도 하고 싶어요."

"내가 먼저 썰고, 다음에 네가 썰면 되잖아."
"그럼 누나는?"
"누나는 버섯 있잖아."
"나는 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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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 형이 양파를 썰자 자신은 피망을 썰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아빠가 하세요"였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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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에 양파를 넣기 위해 썰고 있는 큰 아이 ⓒ 김동수


막둥이의 피나는 노력 끝에 드디어 피자가 완성됐습니다. 이제는 굽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피자, 세상에서 유일한 피자입니다. 공산품처럼 찍어내는 피자가 아니라 바로 저와 제 아이들이 만든 피자입니다.

"아빠, 지금 먹어도 돼?"
"안 돼. 구워야지."

"언제 먹을 수 있어?"
"10분 정도 걸릴 거야."
"야 내가 만든 피자를 먹을 수 있어 좋아요."
"아빠도 기대된다. 얼마나 맛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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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만든 치즈 피자. 정말 맛있었다 ⓒ 김동수


10분 후 드디어 피자가 나왔습니다. 맛이 궁금하신가요. 안 먹어본 사람은 모릅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한 판에 몇만 원씩하는 피자들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공산품처럼 '찍어내는' 피자를 먹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막둥이, 피자 맛있었어?"
"응!"
"인헌이와 서헌이는?"
"저희도 맛있어요."
"엄마는 참 억울하겠다. 이렇게 맛있는 피자도 먹어보지 못하고."
"그럼 엄마하고 다음에 같이 와요."
"한 번 생각해보자꾸나."


시간이 되시는 분들, 꼭 한 번 가보십시오. 아이들과 잊을 수 없는 좋은 체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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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만든 피자를 먹고 있는 막둥이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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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 입안으로 쏙 들어가는 피자 ⓒ 김동수


#치즈 #임실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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