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이었던 동굴입니다. 지금은 박쥐의 터전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임현철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설화 탓인지 전재경 박사가 옷을 벗는(?) 헤프닝이 연출되었습니다. 그것도 조신하기로 치면 첫 번째로 꼽힐만한 분이기에 화들짝 놀랐지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전날(11일), 폭우로 군산은 많은 침수가 발생한 상황임에도 이곳은 하늘만 흐릴 뿐 비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사도에도 이날 갑자기 비가 쏟아진 겁니다. 선착장 앞 가게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운 후 트럭에 탑승하려는 데 아뿔싸….
아 글쎄, 낼 모래 육십인 전재경 박사 모습이 눈에 띠었습니다. 아랫도리가 거의 벌거숭이인 하의실종 상태였습니다. 젊고 늘씬한 여인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하의실종이 가사도에, 그것도 중년 남성의 모습으로 변화하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사진은 피해야겠죠? 눈 버리니….) 하여, 한 소리했습니다.
"아니, 성님. 아랫도리는 왜 벗고 난리다요?""안에 수영복 입었어."말인 즉슨, "어차피 옷이 비에 젖을 거고, 또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할 판이라 나중에 갈아입을 수영복을 좀 빨리 입었다"는 항변이었습니다. 점잖은 양반 체면에 혼자 과감하게 수영복 패션으로 가사도 등대며, 동굴 등을 둘러보는 건 대단한 용기였습니다. 그에게 이런 면이 있다니 의외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재밌게 사는 자유로운 영혼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아마 도시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 자연은 이렇듯 사람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엄청난 힘이 있나 봅니다. 이런 게 여행을 통한 '힐링'이지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