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흥사단 사무실에서 열린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생부 기재' 관련 토론회 모습
조정훈
청소년인권연대 아수나로의 진냥 활동가는 "죄를 지은 사람들의 경우 전과기록을 조회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지만 학생부에 폭력 기록을 기재하게 되면 누구나 볼 수 있다"며 어린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활동가는 "폭력의 가해자가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그러나 과연 복수가 피해자가 바라는 최선인지 교육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부 기록은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부의 기록은 학생들을 교화할 능력이 우리 사회에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창진 평화캠프 대구지부 사무처장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할 때 가점을 받고, 폭력을 휘두르면 학생부에 기재되어 통제받는 게 정상적인 교육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체벌을 통해 학생들을 통제하던 사회에서 지금은 감시하며 통제하는 사회로 변했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며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먼저 반성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학교폭력 대책을 이야기하면 정부와 교육 관계자들은 가해자의 처벌 중심뿐"이라며 "가해자를 아무리 엄중히 처벌한다 하더라도 폭력이 완전히 뿌리뽑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음성적인 폭력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생부에 기재하더라도 학년 말이 되면 학생의 행동 변화에 대해 기재하기 때문에 더욱 나아질 수 있다"면서 "학생부에 기재하지 말라는 것은 성적표를 기재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이 인권 유린이라면 성적을 기재하는 것도 인권유린"이라며 "일부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데로 한다면 공교육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대구교육청은 지난 8월까지 전체 초중고등학교 학생 1700여 명에 대해 폭력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공유하기
"학교폭력 학생부 기록, 단순히 폭력 줄여보겠다는 시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