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건설, 미 해군 요구사항 반영됐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 해군 시설공사 시방서 근거로 주장

등록 2012.09.07 18:13수정 2012.09.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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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해군 시방서 7일 장하나 의원이 공개한 해군의 ‘08-301-1 시설공사 공사시방서’ <설계적용>란에는 “CNFK 요구조건(DL.(-)15.20m)을 만족하는 DL.(-)17.40m로 계획”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해군 시방서 7일 장하나 의원이 공개한 해군의 ‘08-301-1 시설공사 공사시방서’ <설계적용>란에는 “CNFK 요구조건(DL.(-)15.20m)을 만족하는 DL.(-)17.40m로 계획”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 장하나 의원실


정부가 건설을 추진 중인 제주 해군기지의 설계에 미 해군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7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 2010년 해군본부가 작성한 문서를 근거로 제주 해군기지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의 입항을 전제로 설계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 의원이 제시한 자료는 지난 2010년 해군에서 발간한 '08-301-1 시설공사 공사시방서'로 이 문서의 '설계적용' 란에는 "CNFK 요구조건(DL.(-)15.20m)을 만족하는 DL.(-)17.40m로 계획"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DL은 수심을 의미한다.

해군 시방서에 주한미해군사령부 요구조건 명시

장 의원은 CNFK는 주한미해군사령관(Commander, U.S. Naval Forces Korea)의 약자로 제주 해군기지가 정부의 주장대로 해상교통로 보호나 북한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비라는 대외적인 이유가 아닌 국민들이 모르는 미국의 요구가 전제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장 의원은 이어 시방서에 구체적으로 "CVN급"(Carrier Vessel Nuclear, 핵추진항공모함)이라고 적시되어 있는 점을 들어 제주 해군 기지가 미 핵추진항공모함의 입항을 전제로 설계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 해군의 어떤 대형 함정도 수심 12m만 되면 입항할 수 있는데, 시방서에 따라 수심 17m 이상으로 공사하도록 되어 있는 것은 미 항공모함이 입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 "제주 해군기지는 미군과 밀접한 관계"

이를 근거로 장 의원은 "지금까지 국방부와 해군은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설계가 주한미해군사령관의 요구조건에 따른 것이고 항모의 입항을 위한 조건이 공사시방서에 명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무관한 것이 아니라 밀접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답변에 나선 김관진 국방장관은 "문건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다만 해군기지라고 하는 것은 국제 협약에 따라 어느 함정이라도 다 들어올 수 있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또 "미 항공모함이라고 할지라도 일시적 기항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해군의 주요 기지는 동해, 진해, 부산, 목포, 평택으로, 이들 기지 중 미 해군 항모가 입항이 가능한 항구는 진해와 부산 기지로 알려져 있다.
#제주 해군 기지 #강정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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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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