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1살된 딸을 안고 유럽의회에 참석한 이탈리아 의원 리시아 론졸리(Licia Ronzulli)
연합뉴스
입법부에 진출하는 여성 국회의원의 수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북유럽국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30%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향후 전체 의원 중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수는 최소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되는 30%를 목표로 늘어나야 할 것이다.
물론 여성 의원과 단체장 등 소위 여성 정치인이 증가한다고 해서 여성전체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만약 그 여성이 왜곡된 여성인식을 갖고 있다면 늘어난 여성의원 1명이 여성인권향상이라는 대의를 방해할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성정치인이 늘어나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선 '여성' 정치인도 사회에 살아가면서 최소한 성폭력에 대한 위협을 느끼면서 살아갈 터이니까. 이것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살아가는 거의 대부분의 여성들의 공통된 경험일 수 있다. 그리고 부계혈통이 작동하는 사회에서 착한 딸·아내와 어머니·며느리라는 기대되는 성역할에서 느꼈던 억압은 있을 터이니까.
여성정치인이 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느꼈던 위협과 공포, 억압이 의정활동 등의 정치활동에 반영될 것이라는 최소한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여성으로서 살아왔던 다양한 경험들이 정치에 반영되어 좋은 법률 제·개정, 여성친화적인 의정활동과 정치활동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로는 부족하다.
"으쌰으쌰" 해주는 지지집단으로서의 동료정치인이 필수다. 전체 정치인 중에서 여성정치인의 비율 30%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치사회를 바꿀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되지 않을까?
여성의 정치진출은 계속돼야 한다심각한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법률을 제·개정하고 그러한 정치를 펼치기 위해서는 여성들의 정치진출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훈련된 여성 정치인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더 나아가 정당 내에서 여성이 정치인으로 훈련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정치의식을 높이는 일상적인 교육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성추천보조금도 획기적으로 늘려 지역구 여성공천 30%할당을 지킨 정당에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훈련받은 여성정치인이 많아지더라도 정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여성들이 소수이면 여성이 공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여성후보가 공천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로써 정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여성 50% 참여가 의무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 내용은 2012년 4월 3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19대 총선을 통한 여성의 정치참여 평가와 향후 과제>에서 나온 논의들 중 일부라는 점을 밝힌다.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양적·질적으로 확산되고 훈련된 여성정치인이 많아질 때, 일상의 여성정치가 실현될 때 여성들의 인권은 향상될 수 있다. 이럴 때 비로소 더 이상 언론매체로부터 맞아죽어나가는, 성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끔찍한 사건을 더 이상을 접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그런 세상을 간절히 꿈꾸고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조주은씨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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