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에게는 진실을 말해 줄 친구가 있는가?

영화 <초한지 - 천하대전>를 보고 얻은 교훈

등록 2012.09.13 10:47수정 2012.09.13 10:47
0
원고료로 응원
<초한지 - 천하대전(이하 초한지)>은 항우와 유방에 관한 영화다. 천하장사 항우는 유방의 책사인 장량의 꾐에 빠져 자신의 책사인 범증을 토사구팽하고 자신도 결국 사랑하는 여인 우희와 함께 자결한다. 하지만 항우를 이기고 천하를 얻은 유방도 결국 자신의 책사인 장량과 맹장 한신을 토사구팽하고 만다.

천하를 제패하고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드디어 황제가 되지만 함께 목숨을 걸고 싸웠던 부하들마저도 자신을 죽이지 않을까 늘 의심하면서 불안해한다. 영화 <초한지>는 "천하를 얻었지만 유방은 진정 승리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오히려 항우와 우희의 사랑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항우와 우희의 슬픈 사랑 이야기는 중국의 유명한 경극 '패왕별희'로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다.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유방은 한나라를 세운 이후 개국 공신들을 역적으로 몰아 처형했고, 유방의 부인 여치는 유방이 죽자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극악무도한 짓을 벌였다고 한다.

여치는 측천무후, 서태후와 더불의 중국의 3대 악녀로 꼽힌다고 한다. 반면 우희는 삼국지의 초선, 열국지의 서시, 당나라의 양귀비와 더불어 중국의 4대 미인으로 꼽히며 사랑받는다고 한다.

영화 <초한지>는 천하를 얻었지만 아무도 믿지 못하고 불안하게 사는 유방의 처량한 말년의 모습과 더불어 사랑하는 사람과 슬프지만 아름답게 죽는 항우의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둘 다 비극적이지만, 오히려 유방보다는 항우의 마지막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천하를 얻었지만 아무도 믿지 못하고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마지막을 함께 해줄 사랑하는 한 사람과 같이 죽는 것이 오히려 더 아름다워 보인다. 천하를 얻었다 하더라도 아무도 믿지 못하고, 진실한 조언을 해줄 믿을 만한 친구가 단 한 사람도 없는 사람만큼 불행한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이제 결론을 말해야 할 것 같다. 난, 박근혜가 권력으로 인해 늘 불안해하는 유방처럼 불쌍해 보인다. 그녀에게는 진실한 조언을 해줄 친구가 과연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세상 권력을 얻기 위해 그 누구도 믿지 못하고, 또 권력을 얻었다 하더라도 아무도 믿지 못하고 사는 그런 승리가 과연 진정한 승리일까?


자신의 권력으로 인해 자신에게는 아무도 진실을 얘기해 줄 사람이나 친구가 없는 그런 인생이 과연 성공이고 행복일까? 권력은 무상(無常)한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도 그 날이 얼마 되지 않고 무상한 것이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권력을 얻었는가?"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를 얻었는가?"이다.

박근혜는 권력보다는 먼저 진실을 말해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의 친구를 얻길 바란다.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이 나라를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첨부파일
초한지_01.jpg
덧붙이는 글 고영근 기자는 희년함께(www.landliberty.org)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고,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운영위원입니다.
첨부파일 초한지_01.jpg
#박근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주민 몰래 세운 전봇대 100개, 한국전력 뒤늦은 사과
  2. 2 "곧 결혼한다" 웃던 딸, 아버지는 예비사위와 장례를 준비한다
  3. 3 길거리에서 이걸 본다면, 한국도 큰일 난 겁니다
  4. 4 전장연 박경석이 '나쁜 장애인'이 돼버린 이야기
  5. 5 파도 소리 들리는 대나무숲, 걷기만 해도 "좋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