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반야월 '산장의 여인' 노래비 추진 논란

문순규 창원시의원 "즉각 중단하라" ... 창원시, 국립마산병원 관리 터에 건립

등록 2012.09.18 15:16수정 2012.09.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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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와 국립마산병원이 대중음악 작사·가수 반야월(半夜月, 본명 朴昌吾, 1917~2012)이 지은 "'산장의 여인 노래비' 건립"을 추진하자 친일파가 지은 노래이기에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순규 창원시의원은 18일 낸 자료를 통해 "창원시는 친일파 반야월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노래비 건립을 추진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문화위생과는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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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규 창원시의원은 18일 언론사에 낸 자료를 통해 "창원시는 친일파 반야월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4일 박완수 창원시장과 김천태 국립마산병원장 등이 노래비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었을 때 모습. ⓒ 창원시


창원시와 국립마산병원은 지난 4일 '산장의 여인 노래비' 건립과 공원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노래비 건립추진위원회도 구성했는데, 이광석 위원장이 맡고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과 김천태 병원장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창원시는 "'산장의 여인' 노래가 한 여인의 슬픈 사연과 아픔을 지닌 서정적인 스토리텔링을 모태로 하고 있어 시의 새로운 문화·관광브랜드로 개발하기 위해 국립마산병원이 관리하는 마산합포구 가포 소재 터에 노래비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장의 여인'은 한국전쟁 직후 반야월이 마산방송 문예부장으로 마산결핵병원 위문공연을 할 당시 결핵병원 산장병동에 요양중이던 한 여인의 슬픈 사연을 듣고 지은 노래(가수 권혜경의 대표곡)다.

문순규 의원 "친일파 반야월 기념사업 즉각 중단하라"

마산에서 태어난 반야월은 친일 행적이 있다. 그는 친일노래인 "결전 태평양"(1942년, 이재호 작곡), "일억 총진군"(1942년, 이재호 작곡), "조국의 아들-지원병의 노래"(1942년, 이재호 작곡) 등을 작사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에 그를 포함해 놓았다.


문순규 의원은 "창원시는 지난해 친일작가 이원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세금으로 친일작가에 대한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시민여론에 부딪쳐 기념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예산을 반납한 전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의원은 "친일파 기념사업을 반성하기는커녕 또 다시 친일파 반야월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창원시는 그 역사적 정체성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두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민족을 배반하고 조국을 팔아먹은 친일 반민족행위에 두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박완수 시장은 창원시를 친일찬양도시, 친일기념도시로 만들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자신의 역사관, 민족관이 친일을 우상화하는 것에 있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창원시가 친일파 기념사업을 시민 혈세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며 친일파 반야월에 대한 왜곡되고 편향된 인식을 심어주는 중대한 과오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창원시는 친일파 기념사업이 아니라 독립유공자 기념사업, 일제강점기 피해자 명예회복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의원은 "독도영유권을 둘러싸고 일본과의 외교적 분쟁이 심화되고 위안부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망언으로 전 국민적 분노가 거세게 일고 있는 시점에 국민정서와는 정반대로 친일파에 대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창원시를 시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마산합포구 문화위생과 관계자는 "반야월이 작사한 노래를 기리는 비가 다른 지역에도 많이 있다"면서 "반야월 개인을 기리는 비가 아니고, 노래에 얽힌 이야기가 있어 비를 세우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야월 #친일파 #문순규 창원시의원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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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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