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집 걱정 덜기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23일 오후 여의도 당사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남소연
역사관 논란과 연이은 측근 비리 의혹으로 위기에 빠진 박근혜 후보는 공보 사령탑을 교체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선대위 공보단장에 박 후보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정현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또 박 후보의 인혁당 사건 '엇박자' 브리핑으로 사의를 표한 홍일표 대변인 후임으로 친박계 재선인 김재원 의원을 기용했다. 김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박 후보 캠프의 기획단장과 대변인을 맡았던 대표적 친박계 의원이다.
이상일 대변인은 인선 배경에 대해 "공보단장은 교체된 것이고 대변인 인사는 당 지도부가 홍일표 대변인의 사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김병호 공보단장이 임명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교체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추석을 앞둔 여론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보단 자체가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됐고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도 과거사에 발목이 잡혔다. 김병호 전 단장도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과 관련해 "피해자에게만 사과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더 키운 바 있다.
또 캠프의 좌장이었던 홍사덕 전 의원 등 핵심 측근들의 비리 의혹으로 정치 쇄신은 커녕 '낡은 정치' 프레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상 양자 대결 지지율에서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상승세를 타면서 박 후보를 역전한 상태다.
캠프의 '입' 역할을 해야 할 공보라인을 친박 핵심인사들로 재편한 것은 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일사분란한 대응의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보라인을 일원화 해 박 후보와 당과의 '소통 장애'를 해소하고 각종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공보단 인사와 함께 서민·중산층의 표심을 공략을 위한 '집값 걱정 덜기' 정책도 발표했다. 집을 새로 임대하거나 기존 전세금을 올릴 때 전세보증금을 집 주인이 금융기관에서 대출해 마련하고 세입자는 이자만 납부하는 '렌트 푸어' 대책, 또 국가 소유인 철도부지 위에 임대 아파트와 대학기숙사를 지어 주변 시세의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의 임대료를 받는 '행복 주택 프로젝트', 소유 주택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주택연금 가입 조건을 50세로 낮추고 일시금으로 연금을 인출해 부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하우스 푸어' 정책이 골자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직접 이같은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은 안종범 국민행복추진위원에게 넘기고 당사를 떠났다. 관심을 모았던 역사관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따라 박 후보가 언제쯤 역사관 문제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지난 21일 역사관 논란에 대해 "죽 한 번 정리 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친박 핵심 관계자는 "조만간 박 후보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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