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나크 신전의 대신전 내의 원기둥이 있는 방, 일명 다주실이다. 대형 원기둥에 온갖 상형문자와 채색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박찬운
우선 이곳은 크게 세 신전으로 나뉜다. 남북의 축으로 본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몬 대신전이 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고, 그 남쪽으로 조그만 몬투 신전 그리고 북쪽으로 무트 신전이 있다. 무트 신전 쪽에서 보면 멀리 룩소르 신전이 보이는데 옛날에는 이곳과 룩소르 신전이 연결돼 있었다고 한다. 길 양편에는 스핑크스가 도열했던 모양이다.
현재 이집트 당국은 이 길을 복원하고 있다. 몇 년 후 룩소르를 방문하면 카르나크와 룩소르 신전이 스핑크스길로 연결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카르나크에 가장 잘 보존된 곳은 아무래도 아몬 대신전이다(아래 설명은 아몬 대신전에 국한해 할 생각이다).
아몬 대신전의 제1탑문에 들어서기에 앞서 스핑크스들이 길 양편에 도열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이 파괴됐지만, 옛 위용을 능히 짐작할 수는 있다. 원래 124개의 스핑크스가 있었는데 현재 남아 있는 것은 40개 정도다. 스핑크스길이 끊어지는 곳에 거대한 옹벽이 자리 잡고 있는데, 과거에는 아마도 이런 옹벽이 사방을 두르고 있었을 것이다. 한 변이 무려 2400m에 달했다고 한다. 이 옹벽에 제1탑문이 기다리고 있다. 엄청난 규모다. 길이 113m에 두께는 15m나 된다고 한다.
카르나크의 주요 도정은 이 제1탑문에서 시작해 제6탑문을 넘어 지성소까지 이어지는 일직선의 길이다. 이 길을 자세히 보면 약간 경사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지성소 쪽에서는 저 멀리 제1탑문 밖까지 보이지만 탑문 쪽에서는 지성소를 볼 수 없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신전은 이집트 신전의 고전 형식 그대로다. 즉, 탑문을 통과하면 큰 안뜰, 원기둥이 있는 방, 봉헌실, 신성한 배가 있는 방, 지성소 등이 연이어 나오는 형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