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판결, 대법원의 사법정의 기대한다"

원로교육자들 성명 발표해 사후매수죄 적용의 부당성 지적

등록 2012.09.25 14:15수정 2012.09.2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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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권우성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오는 27일 있을 예정인 가운데 원로 교수와 교사들이 1심과 2심에서 적용한 사후매수죄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공정한 판결을 주문했다. 또한, 곽 교육감 측에서 이와 관련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임을 지적하며 성급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원로교육자회의(상임공동의장 윤한탁 조영건)는 25일 성명을 발표해 "세계의 보편적 법률도 아닌 사문화된 사후매수죄를 들춰내어 처벌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 무리수"라며 "실제 매수행위가 없었는데도 곽 교육감의 사법처리를 끝내 강행하는, 법리를 넘어선 정치적 환경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사후매수죄와 관련, 이들은 "매수를 하긴 했는데 선거 이후에 했다는 형용모순"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사후매수죄에 대한 위헌여부를 심리 중인 상황에서 대법원이 최종판결을 내리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후보자를 선거 후에 매수했다'는 사후매수죄는 세계적으로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것으로, 일본에선 지금까지 적용된 사례가 없으며, 한국에서도 곽노현 교육감에 처음으로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를 하긴 했는데 선거 이후에 했다는 형용모순"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 등은 지난 7월 이와 관련된 공직선거법 232조 1항 2호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곽 교육감과 같은 피해를 막자는 취지로, 실질적으로 사후매수죄를 사문화하는 안이다.

이들은 "선거과정에 후보로 나섰던 상대편 동직 교수의 가계파탄과 거듭되는 회생의 간청을 마다하지 못하여 베푼 인도주의적 선비도를 법률로 재단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육질서가 흐트러지고 학생들이 장기적 피해를 강요당하는 손실을 마감하고, 곽 교육감이 정상업무에 매진할 수 있기를 우리 원로교육자들은 간곡히 대법원에 청원한다"며 "사법정의의 대법원이 교육정의의 대업에 화답하기를 충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간 곽노현은 궁박한 동료 교수의 집 마련을 위해 자기 사재까지 투척했던 무욕무탐의 따뜻한 인품의 학자"라고 덧붙였다.


곽노현 교육감은 지난 2010년 6월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에서 후보단일화 조건으로 금품을 제공하기로 한 실무자 간 합의를 인지하지 못했다가, 당선 후 상대편 후보였던 박명기 교수의 생활고 호소에 인간애적 선의로 2억 원을 건넨 혐의를 적용 받아 1심에서 벌금 3000만 원,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원로교육자회의는 이날 성명 발표에 이어 26일 오전 11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의 정당한 판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사람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곽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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