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언한 이정희 "진실은 밝혀졌고 누명은 벗겨졌다"

미 대사관 앞 대선 출마 선언... "야권연대는 원점"

등록 2012.09.25 17:02수정 2012.09.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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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5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서울 광화문 광장 미대사관 건너편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5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서울 광화문 광장 미대사관 건너편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안홍기


성조기가 펄럭이는 미국대사관을 배경으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이 대통령이 돼서 가장 먼저 할 일은 한미FTA 폐기라고 강조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내 주한 미국대사관 건너편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민중들의 진보에 대한 열망이 담긴 장소이고, 뒤편에 성조기를 펄럭이며 우리 국민 위에 군림하는 미국대사관이 있는 상징적인 장소"라고 이 전 대표측은 설명했다.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시위,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개정 시위,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한미FTA 반대 시위의 중심이 광화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날 오전 같은 당 민병렬 비상대책위원이 출마선언을 한 뒤에 이은 이 전 대표의 출마 기자회견 장소에는 강병기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선동, 김미희, 김재연, 오병윤, 이상규, 이석기 등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전원이 나와 이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사실상 구 당권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셈.

이날 이 전 대표에 앞서 연단에 오른 김선동 의원은 "이정희 대표는 진실의 편에서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떳떳이 이 앞에 서서 잔 다르크보다도 위대한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갈채를 보냈다.

"모함과 폄하에 동조하지 않은 대가는 마녀사냥"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자신이 지난 4·11 총선 비례대표 경선부정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일을 "저는 근거 없이 모함당하는 사람의 손을 놓지 않았다, 진보정치의 중심인 노동자와 농민들을 폄하하는 말에 동조하지 않았다"며 "대가는 가혹했다, 21세기 한국의 진보진영에서 재현된 중세의 마녀사냥은 정확히 저를 겨냥했다"고 회상했다.

이 전 대표는 "한국현대사에 유례없는 5개월의 공격을 감행한 세력들은 진보정치의 심장이 멈췄다고 단정했을 것이다, 종북, 패권, 부정선거 이 세가지면 민중과 통합진보당의 혈맥은 끊긴다고 여겼을 것"이라며 "그러나 민중이 스스로 선택한 진보정치이기에 우리는 좌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진실은 밝혀졌고 누명은 벗겨졌다, 부정선거 논란으로 통합진보당을 파괴하려던 시도는 이미 실패했다"며 "이제 진보정치의 심장이 다시 뛴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 노조파괴 행위 근절 ▲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50% 이상으로 법제화 ▲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 한미FTA 폐기 및 한중FTA 중단 ▲ 4대강 보 폭파 ▲ 수명 다 된 핵발전소 가동 중단 ▲ 대체 에너지 전환 ▲ 6·15 선언과 10·4 선언 이행 ▲ 전면적 남북경제협력 ▲ 국가보안법 철폐 ▲ 침략적 한미 합동 전쟁훈련 중단 ▲ 한일군사동맹폐기 등을 공약했다.


이 전 대표는 "분단체제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완전히 바꿔내려 하지 않고 통일의 지향을 확고히 하지 않으면 진보라 할 수 없다"며 "단결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배제와 축출을 내세우며 분열의 길을 거듭하면 진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민중 속에서 민중과 함께 진보의 길을 의연히 갈 것"이라며 "오늘 통합진보당의 이름으로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처리할 공약'에 서명을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이 전 대표가 서명한 문서는 미국에 보내는 한미FTA 협정 폐기 서한이었다.

a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대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통합진보당 의원들과 주요 인사들이 함께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대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통합진보당 의원들과 주요 인사들이 함께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안홍기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야합, 야권연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편, 이 전 대표는 다른 야권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전 대표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 야권연대는 상호인정과 존중, 협력이라는 연대의 원칙이 매우 무너져 있다, 비례대표 경선 사태를 둘러싸고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야합해 통합진보당을 제물로 삼는 일까지 있었다"며 "야권연대는 원점으로 돌아가 있다고 봐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다, 언제 어떤 것이라도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이어 "야권연대의 원칙인 상호존중과 정책에 대한 합의 등 공동행동에 대한 결의가 갖춰지는 게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선 완주 의지를 밝힌 셈이다.

통합진보당은 9월 26~27일 후보 등록을 받고, 10월 21일 선출대회를 연다.

a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대선 출마 기자회견장에서 지지자들이 이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하고 있다.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대선 출마 기자회견장에서 지지자들이 이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하고 있다. ⓒ 안홍기


#이정희 #대선출마 #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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