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한 만주사변, 잊혀진 한일 병탄일

[신흥무관학교 옛터 답사기 5]

등록 2012.09.27 11:48수정 2012.09.2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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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날(7월 26일)

통화에는 비루수라 부르는 혼강이 흐르고 있었다. 이 강은 압록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지류이다. 심양에는 서탑 거리에는 1.5㎞ 걸쳐 조선족들이 한글간판을 걸고 장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1920년 말 군벌을 토벌하기 위해서 공산당과 장제스의 국민당이 제1차 국공합작을 벌여 성공한다. 이 때 장제스의 배신으로 공산주의파에 대한 학살이 자행되고 공산주의 이상주의에 의한 상하이 폭동이 일어난다. 이런 인간을 제약하는 상황적 조건을 그린 것이 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이다. 이런 통일전선의 붕괴는 참혹한 만주사변을 가져오게 한다.

그 다음에는 일제가 중국대륙 침략의 신호탄이 되었던 1931년 9·18만주사변기념관을 관람하다. 일제 시대의 만행을 결코 잊지 않기 위해서 넓은 공간에 잘 배치되어 한눈에 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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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만주사변기념관 앞에서 70명 단원들의 굳은 결의 중국이 일제의 만주사변의 참혹한 침략상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이런 기념관을 기념하듯 우리도 한일병탄일이나 그 외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고 현재의 삶의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열어제끼자는 결의를 하고 있다. ⓒ 신민구


이곳을 둘러보면 일본의 끔찍하고도 잔혹한 중국 침략사에 몸서리가 쳐 질 정도다. 일본은 20세기 초중반 만주지역에서 인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고구려, 발해 등 우리 민족의 화려한 역사가 펼쳐진 영토가 일본에 의해 지옥으로 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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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실험하고 있는 장면 만주지역에서 중국인. 조선인.동남아인들을 상대로 일제의 781부대가 생체실험하고 있는 장면.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 신민구


이 기념관을 보면서 우리 역사는 이런 치욕적인 역사나 헌신한 독립운동에 관한 기념관이 제대로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면 그렇게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다. 독립운동사나 유적지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민족문제연구소조차도 국가의 지원 하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에 의해서 어렵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민족을 팔아먹는데 앞장선 자들의 기념관이나 동상을 세우고 있으니 지금도 과거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9·18만주사변은 일본의 중국 침략을 위한 대륙침략은 치밀한 각본에 따라 진행됐다. 일본관동군은 남만주 철도를 폭파하고 무고한 백성에게 중국 동북군 군복을 강제로 입혀 총살시키는 자작극을 벌였다. 그 뒤 인근에 주둔하던 중국군 7여단에 누명을 씌워 공격하는 식으로 사건을 조작해 고의로 1931년 9·18사변을 일으켜 만주를 장악했다.


이때 여준선생님을 포함한 독립 운동가들이 살해되는 시기이다. 그리하여 임정을 포함한 독립운동세력들이 포악한 일제의 칼날을 숨죽이고 지켜보면서 새로운 독립투쟁을 고민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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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사변일인 국치일을 잊지 말자는 종 우리는 일제에 의한 한일 병탄일을 기억하고 반성하고 있는가 ⓒ 신민구


심양에서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시간이 없어서 몇 단원들만이 소감을 말하였다. 아쉬운 대목이다. 단원들의 소감을 전체적으로 들어보지 못한 아쉬움도 남았고, 특히 2호차에 탄 중고대학생들의 소감을 듣지 못한 점도 못내 아쉬웠다. 비록 그 차 안에서 하였다고 하지만 답사나 관광은 여행일정의 원래 목적도 중요하지만 그를 정리하는 뒷풀이 장소가 소감이나 저녁 뒷풀이 모임이 중요하다. 첫날 뒷풀이 모임은 그런 의미에서 좋았다고 본다. 이후는 이동거리로 시간이 담보되지 않아서 전체적인 뒷풀이 성격의 모임은 쉽지 않았다.


이동하는 동안이나 유적지 등에서 자세히 설명해주신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이항증선생님, 이준식선생님, 이성우선생님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답사를 추동하고 틈틈이 역사적 사실들을 설명해주신 방학진 사무국장님, 김재운 기획팀장님 공란희 회계팀장님에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많은 단원님들이 서로 도움을 주면서 이번 답사를 무사히 보람되게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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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참여한 단원들 좌측부터 독립운동가이신 학산 윤윤기 선생님의 자녀인 윤종순 선생님. 필자. 임추섭 선생님 내외분. 윤금순 선생님 ⓒ 신민구


계몽소설인 <상록수>로 학생들에게 잘 알려진 심훈이 만주 독립 운동가들의 그날을 맞을 심정을 <그날이 오면>에 잘 그려져 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한다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 <중략> <신흥무관학교와 그 망명자들, 291쪽>

신흥무관학교를 포함해서 과거가 단지 책이나 유적지 답사가 화석화된 모습이 아니라 현재의 살아있는 역사가 되기 위해서 과거에 대해서 철저히 알고 느끼면서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고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교훈을 얻어야 된다고 본다.

불완전한 근대민족국가인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이어받고, 이 국가의 최후의 보루인 대한민국 군대가 신흥무관학교의 정신을 계승하였다면 민족과 민중에 대한 사랑이 이다지도 보이지 않고 통치와 탄압이 되었을까? 이를 계승한 것이 아니라 일제잔재가 청산되지 않고 그들이 대한민국을 경영해왔기 때문이다.

근대민족국가를 완성하는데 민족모순과 민중 생존권을 해결하면서 남북의 화해. 협력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가운데 하나가 되어가야겠다. E.H 카아의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현재와 미래와 대화라는 말을 상기시켜야겠다.
#광주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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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에 몸담으면서 교사.교육활동은 현장단위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에서도 변혁이 되어야만 참교육에 이른다고 봅니다.그래서 짧은 소견을 대중적인 전자공간을 담보하고 있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전달하고 합니다. 저서로 [자본론노트],[청소년을위한백두선생경제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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