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곽노현 유죄, 교육혁신과 다른 문제"

격려 위해 서울시교육청 방문... 청사 분위기 '침울'

등록 2012.09.27 13:13수정 2012.09.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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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후보자 매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원심이 확정된 27일 오전 중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곽 교육감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후보자 매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원심이 확정된 27일 오전 중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곽 교육감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교육감직을 상실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격려하기 위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27일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소위 '진보교육감'이라 불리며 무상급식·학생인권조례 등의 교육정책을 함께 추진해왔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도착한 김상곤 교육감은 "(대법원 판결 결과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교육감은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조금 더 신중한 판단을 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곽 교육감이 긴급 부조 성격으로 지원한 건 사실이고 진정성도 확인됐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된 법조문(사후매수죄)은 그동안 사문화돼왔고, 지금 헌법재판소에 위헌판결 요청이 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곽 교육감의 유죄 판결 이후 '진보 교육'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와 관련해서는 "이 사안은 진보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법원 유죄 확정과 교육혁신 여부는 다른 문제"라며 "서울 혁신교육은 지속돼야 한다, 서울시 학부모와 시민들이 혁신교육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믿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 곽 교육감과 만나 이후 상황, 교육정책 등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 오늘부로 이대영 부교육감 권한대행 체제

a  지난 6.2 지방선거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선고 공판이 예정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출근한 곽 교육감이 승강기에 올라타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곽 교육감은 심경을 묻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겠다"고 답한 뒤  집무실로 향했다.

지난 6.2 지방선거 후보자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선고 공판이 예정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출근한 곽 교육감이 승강기에 올라타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곽 교육감은 심경을 묻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겠다"고 답한 뒤 집무실로 향했다. ⓒ 유성호


현재 서울시교육청 분위기는 침울한 상태다. 대부분 직원은 비교적 차분하게 업무를 진행 중이지만, 삼삼오오 모인 몇몇 직원들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교육감실이 있는 9층은 현재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집무실에서 비서실 직원들과 회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교육청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청사를 나서 자택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복역 날짜는 대검찰청과 상의해 추석 연휴 이후로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법원 선고를 기점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이대영(53) 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들어간다. 부교육감인 이대영 권한대행은 곽 교육감이 구속상태이던 2011년 10월 28일부터 올 1월 19일 1심에서 벌금형을 받고 곽 교육감이 복귀할 때까지 3개월 가까이 교육감 권한대행을 수행한 바 있다.


곽 전 교육감이 추진해온 정책과 조직개편 등도 재고될 것으로 보인다. 곽 교육감은 임기 내 혁신학교 300개를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추가 설립은 불가능하다. 또한 곽 교육감은 지역교육청에 학교지원센터를 신설하는 등의 조직개편안을 추진 중이었으나, 논의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컸던 만큼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곽 교육감이 직접 뽑은 간부와 비서실 직원들은 곽 교육감이 떠남에 따라 가까운 시일 안에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실 직원들은 곽 교육감과 함께 왔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미지수"라며 "조직개편이나 시행령 개정 등 곽 교육감이 추진했던 정책 역시 재고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노현 #김상곤 #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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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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