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해 해상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 군사적 대결의 관점이 아니라 경제협력의 관점으로서 이 서해 문제를 우리가 풀어나가자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서해에서 공동어로구역과 해상평화공원, 그리고 해주 공단 개발과 이를 개성공단·인천항과 이렇게 연결하고 한강 하구의 공동 이용을 묶어서 포괄적으로 대결 상태를 해소하고 평화를 구축하고 그리고 경제적 협력을 해 나가는 이런 포괄적인 해결 방안으로서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방안을 제의를 했습니다."
지난 2007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귀국보고 대회에서 한 말입니다. 어제는 (4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발표한 지 5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10·4 남북정상선언'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 기초해 45개의 실천과제를 담고 있는 남과 북의 상생을 위한 중요한 역사적 결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죽은 선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그대로입니다. 얼마나 남북관계가 파탄났으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조차 이명박 정권 대북 정책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입니다.
남북관계란 미우나 고우나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남북관계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협력해야 하고, 말이 통해도 협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얼어붙은 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디 한 번 도발 좀 해봐라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박 정권 대북정책 '정책'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조차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만행에 대해 참고, 또 참아왔다. 오로지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2010.05.24 '천안함 대국민 담화'
"북한 주민들이 철벽같이 둘러싸여서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다가 이제는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잘 산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중대한 변화다. 통일이 가까이 오고 있다. 머지않아 통일이 가까운 것을 느낀다.국민은 굶고 있는데 핵무기로 무장하고, 호의호식하는 당의 간부들을 보면서 같은 언어, 같은 민족의 처절한 모습을 보면서, 하루 빨리 평화적으로 통일을 해서 2300만 주민들도 최소한의 기본권을 갖고 행복하게 살게 할 책임이 있다." -2010.12.09 말레이시아 동포 간담회
"우리는 이제 무력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만이 도리어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게 됐다. 어떤 위험도 무릅쓸 단단한 각오가 있으면 오히려 위험도 막을 수 있다"-2010.12. 27 '라디오·인터넷 정례연설'
우리 군의 목적은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지만, 도발 시에는 강력하고 철저하게 응징해야 합니다. 평화와 안보는 첨단무기만으로 지킬 수 없고, 돈으로도 살 수 없습니다.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필사즉생의 정신으로 싸울 때만 평화와 안보를 지킬 수 있습니다. 해병대에 자원하고 서해 5도에 배치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우리 젊은이들이 있는 한, 제2, 제3의 천안함, 연평도 사태는 없을 것입니다.-2011.06.15 대통령 연설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기념 메시지'
물론 이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은 북한 도발이 빌미를 준 것은 사실입니다. 2008년 7월 '금강산 총격 피살사건',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은 명백한 북한 도발입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때도 북한은 도발했습니다. 1999년 제1차 서해교전이 있었습니다. 2002년 6월에도 북한은 서해교전을 일으켰습니다. 불과 2년 전 남북정상회담을 해놓고도 말입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확고한 평화의지를 바탕으로 북한과 대결보다는 대화를 택했습니다. 그 결과 노무현 정부때는 남북간 무력 충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들어 남북간 충돌은 다시 일어났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당장 강경 정책을 폈습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후 금강산 관광은 중단되었고, 천안함 사건 후 5·24조치를 내렸습니다. 지난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를 포격하자 이명박 정권은 지난 해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를 창설했습니다. 장병이 1000여명 늘었으며, K-9 자주포 부대가 2배 넘게 증강됐습니다. 발칸과 유탄발사기 등을 장착한 AH-1S 코브라 공격헬기, 다연장포와 신형 대포병레이더 아서, 전방관측용 주·야간 관측장비 등이 추가 배치했습니다. 연평도를 중심으로 서해는 이제 '요새화'가 되었습니다.
문재인 민주당 4일 노무현재단, 한반도평화포럼, 한국미래발전연구원과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10·4 선언 5주년 토론회'에서 "참여정부 5년 동안 북한과 단 한 건의 군사적 충돌이 없었는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안타까운 목숨과 재산이 희생됐다"며 "안보 파탄"이라고 비판했습니다.-<오마이뉴스>문재인 "참여정부는 북한과 군사충돌 없었는데..."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물려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 '10·4선언'을 실행했다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큰 족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큰 선물을 그는 날려버렸습니다. 아예 콘크리트에 파묻어버렸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게 강경 정책을 펴면 고개를 숙일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북한 중국과 더 긴밀해졌습니다. 남한 없이도 우리는 잘 수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남북경협까지 파탄으로 몰아가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다음 정권은 서해를 화약고가 아닌 평화지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언제 북한에서 포탄이 날아올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어민과 함께 고기잡이를 하는 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는 "서해에서 남북공동어로를 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해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인천-개성-해주를 연결하는 황금의 삼각지대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나아가 한반도 서해안과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중국의 발해만과 산둥반도를 묶는 남-북-중 삼각협력을 실현해 황해경제권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움과 증오가 넘실거리는 서해는 평화가 자리할 곳이 아닙니다. 생명이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가 지배하는 서해은 생명이 넘실거리는 곳입니다. 다음 정부를 누가 이끌어갈지 모르겠지만, MB가 팽개친'10·4선언'을 반드시 부활시켜 서해를 평화지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평화가 경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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