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문청 이형진 <연필>을 출간하다

등단제도를 거부한 지역 문학청년의 선언

등록 2012.10.05 18:49수정 2012.10.3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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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연필' 이형진 시인의 시집 표지
시집 '연필'이형진 시인의 시집 표지조선숙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하는 이형진씨(24)는 지난 9월 3일에 시집 <연필>(그린그림)을 출간하였다.

"이 시집은 단순한 기념이나 도락 따위의 의미로서 출판한 게 아니다. 등단이라는 낡은 제도가 아닌 다른 길에서 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시집 안에 있는 작가의 말이다. 이형진 시인은 출판사 신인상이나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정식 시인이 아니다.

그는 몇 년 간 등단을 준비하면서 많은 좌절을 경험하였고, 등단제도에 회의를 품어왔다.

"과연 등단제도가 투명한 과정을 통해 투고자들의 작품을 논하는지 의심스럽다. 각 장르당 한 두명의 심사위원이 수 백, 수 천에 달하는 작품을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평가한다. 그들이 아무리 프로지만, 그 수많은 투고자들의 문학성을 이해하고 평가하기란 불가능하다."

이형진 시인의 토로다.

이형진씨는 문학을 논할 청년작가들을 찾아다녔지만, 부산에서 청년작가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동인을 결성하여 책을 출간하려고 했다. 하지만 등단을 목표로 하는 지역 문청들을 포섭하기 쉽지 않았다. 책을 출간하는 일은 그에게 상당한 각오를 요구했다.


"자비출판이나 독립출판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있다. 이런 출판물을 흔히 습작이나 도락으로 여기는 관습이 있다. 퇴폐된 인식을 고수하는 한, 아마추어 작가들은 문단이라는 문턱에서 배회하다가 작가에 대한 꿈을 접게 될 것이다."

이형진은 표제시 <연필>로 전언했다.


부산의 독립출판사인 그린그림에서 시집을 출간한 이형진씨는  이번달 말에 시집출간회를 개최한다. 시집출간회에서 '지역, 문청, 문화' 등을 키워드로 토론을 진행하려고 한다. 이 시인은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참여하여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진 #연필 #문학청년 #이형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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