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출용 '총액한도대출', 은행 배만 불렸네

[국감-기재위] 시중은행, 정책자금으로 중소기업에 '이자놀이'

등록 2012.10.09 18:20수정 2012.10.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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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지원 목적으로 시행된 총액한도대출 제도가 시중 은행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은 한국은행에서 저리에 자금을 빌려놓고 중소기업들에게는 되레 일반대출 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9일 서울 소공동의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의 총액한도대출 중 '기업구매자금대출' 금리는 연 5.92%로 중소기업 대출 평균 금리인 5.81%보다 0.11%P 더 높았다.

시중은행들, 1.5%에 빌린 돈을 5.92%로 대출해

 9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9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김동환

총액한도대출이란 중소기업 대출 장려를 위해 한국은행에서 총한도를 정해 시중은행에 저리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대출 취급실적에 따라 연 1.5%의 낮은 이자로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려 중소기업에 빌려주게 된다. 2010년 은행의 수신금리가 2.85%였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매우 싼 이자에 돈을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정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실상은 정반대였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평균 금리보다 총액한도대출 관련 상품의 금리를 0.11%P 더 높게 설정해놓은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은행들은 신용보증기금 보증료와 가산금리를 포함해 1.5%에 빌린 돈을 5.92%에 중소기업에 대출했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에 갈 총액한도대출 자금이 대기업으로 흘러가는 사례도 많았다. 시중 은행들이 지난 2008년부터 총액한도대출을 대기업에 빌려주다가 적발돼 한도를 감축당한 금액은 총 1415억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들어 급증했다. 정 의원은 "2011년 912억 원, 올해 6월까지 398억 원의 총액한도대출 자금이 대기업으로 편법 대출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총액한도대출이 시중은행을 통하면서 정책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은행 #총액한도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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