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 나이 잊은 난타전

민주당 바이든-공화당 라이언 ... 사실상 '무승부'

등록 2012.10.12 16:50수정 2012.10.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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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선 두 부통령 후보가 TV 토론에서 불꽃 튀는 '말 대결'을 펼쳤다.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공화당의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는 12일(한국시각) 미국 켄터키주 댄빌에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서로 공격하고 방어하며 TV 토론을 벌였다.

다음 달이면 일흔이 되는 바이든과 올해 42세의 라이언은 무려 27살 차이로 아버지와 아들뻘이지만 이날 토론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며 대선 후보 토론 못지않은 관심이 쏠렸다.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현직 부통령' 바이든은 정치 베테랑답게 여유로운 웃음을 곁들였지만, '공화당의 미래'로 불리는 라이언은 큰 무대에 올라 긴장한 듯하면서도 저돌적인 토론을 벌였다.

CNN이 토론회가 끝난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중 48%가 라이언이 토론의 승자라고 답했고, 44%가 바이든을 선택했다. 라이언이 근소하게 앞섰지만 오차범위 이내의 차이라 사실상 무승부에 가깝다.

바이든, 라이언에 "당신이 케네디야?"

라이언은 하원 예산위원장답게 다양한 수치 자료를 근거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실패를 강조했다. 토론의 시작은 외교 문제였다. 라이언은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의 피습을 지적하며 "오바마 정부의 외교 정책은 엉망"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상원 외교위원장 출신인 바이든은 "라이언의 말은 헛소리(malarkey)"라고 반박하며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을 예로 들어 오바마의 강력한 대테러 정책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두 후보는 이란 핵 개발 프로그램, 이스라엘과의 관계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다음은 라이언의 전문 분야인 예산으로 넘어갔다. 라이언은 공화당의 공약인 감세 정책을 내세우며 "전 소득계층에 20% 감세를 시행해도 중산층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에 바이든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라이언은 "수학적으로 가능하다"며 "과거에도 잭(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세금을 낮추면서도 성장률을 높였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자 바이든은 라이언에 "당신이 잭 케네디인가(Now you're Jack Kennedy?)"라고 응수하며 청중에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소득세를 내지 않은 47%의 저소득층을 깎아내리는 듯한 이른바 '47% 발언'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상당수 국민이 롬니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받았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라이언은 "자신의 입에서 가끔 원하지 않는 말이 나올 따올 때가 있다는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롬니의 실수를 해명함과 동시에 잦은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던 바이든을 역공한 것이다.

둘 다 천주교 신자... 낙태에 대한 입장은?

둘 다 천주교 신자로서 종교가 같은 바이든과 라이언은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바이든은 종교적 원칙에 따라 낙태를 반대하면서도 "여성들에게 이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 역시 "낙태는 반대하지만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또는 임신으로 인해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는 예외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대선 후보 간의 첫 TV 토론에서 롬니가 예상을 뒤엎고 오바마에 완승을 거두고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이날 토론은 역대 어느 부통령 후보 토론회보다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오바마의 부진을 만회해야 했던 바이든의 어깨가 무거웠다.

토론이 끝나자 오바마는 바이든에 대해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탑승 중 즉각적인 논평을 발표할 정도로 오바마 역시 이날 토론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부통령 후보 토론은 한 차례로 끝나며 대선 후보인 오바마와 롬니는 오는 16일과 22일 두 차례 더 토론회를 벌인다.

#미국 대선 #조지프 바이든 #폴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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