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힘만으로 민주당 바뀔 수 있다"

문재인 대선 후보 '감동적인 단일화' 제시..."따로 가는 게 국민 보기에 더 이상해"

등록 2012.10.16 09:30수정 2012.10.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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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선 '노무현, 정몽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DJP(김대중+김종필)는 정체성이 달랐다. 지금 구체적인 정책 제시는 안 됐지만, 가치 지향은 유사하다. 단일화 못할 이유가 없다. 공학적 차원이 아니라, 국민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같은 틀 내에서 해야 한다.

(민주당 내에서 단일화 경쟁은) 오히려 나한테 유리한 구도일 수도 있는 만큼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저도 민주당 입당한 지 오래 안 됐다. 당에 기득권…. 별거 없다. 안철수 후보 힘만으로도 민주당은 바뀔 수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말이다. 그는 15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단과 만찬을 갖고 '감동 있는 단일화 조건'에 대해 피력했다. 문 후보는 "(문재인-안철수 양측이) 따로 가는 게 오히려 국민들 보기에 더 이상하다"며 "단일화는 이긴 사람이 후보 되고, 진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일화를 하면) 함께 선거운동도 다니고, 자기 지지층을 동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새 정치를 위해 힘을 합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득권 내려놓겠다, 안 후보 힘만으로도 민주당 변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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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 권우성


특히 문 후보는 "(단일화 방법이) 정치공학적 차원이 아니라, 국민적 역량을 키우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며 "가장 쉬운 방법은 같은 틀(민주당) 내에서 하는 것이고 내가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 분에게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내에서 단일화 경쟁은) 나한테 유리한 구도일 수도 있는 만큼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민주당 입당한 지 오래 안 됐고 당에 기득권이 별거 없다"며 "안철수 후보 힘만으로도 민주당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서로) 협의해나가고,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혁신이 필요하고,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민주당)도 국민참여경선, 완전국민경선 등을 했다, 그래도 국민적 눈높이에서 보면 (여전히) 힘들고, 제 힘으로 못할 수 있는데 안철수 후보와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대신 연합이나 연대를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안철수 후보가 말하는 것은 종국엔 단일화일 것"이라며 "다만 그 생각이 우리와 다를 수도 있어서 현실적이고 쉬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민주당 입당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서 후보가 꼭 결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일화 방법도 민주당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도 자기가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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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과학기술나눔 마라톤 축제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기자들이 "만약 안 후보 측이 단일화는 응하되 민주당 입당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문 후보는 "그런 선택도 있을 수 있다"는 전제를 달고, 한 가지 예를 제시했다.

문 후보는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때도 민주당 지지층이 안 움직여서 민주당 입당을 약속했었다"며 "그렇게 (민주당 지지층을) 설득해냈고, 당시 (민주당 지지층을 움직이게 하는 게)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이 내건 전제조건 '정치혁신'과 관련해서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제안은 우리로서도 한 방법"이라며 "혁신위를 공동으로 하는 게 충분치 않다면, 위원장을 공동으로 할 수도 있고, 위원회를 공동으로 한다든지 등등을 제안할 수도 있다, 이 길만 길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동적인 단일화' 키워드로는 합리적 단일화를 꼽았다. 문 후보는 "정당혁신의 계기가 되면 충분히 감동이 있을 것"이라며 "정책연대가 필요한 이유이며 안철수 후보와는 정책영역에서 (통진당-민주당 정책연대) 정도의 차이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층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점과 관련해 안 후보 측과 차별화 전략과 관련해서는 "정당 불신으로 정당 밖에서 희망을 찾는 게 계속 되겠나"라며 "우리가(민주당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면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나와는 무관' 발언, 국민 납득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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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에서 열린 경기도당 대선선대위발대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관련이 없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오래 했다"며 "상근도 안 하면서 연봉이 많을 때는 2억이나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후보는 "2007년 대선 분위기에서 공격받았던 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자신이 그만두고 측근들로 이사장과 이사를 뒀는데 법적으로 본인이 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수장학회가 정리된 거라고 하는 걸 누가 이해하겠나"고 정조준 했다.

또한 문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공익재단이라면 이사진 구성을 지역의 신망 받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이사들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부산일보 지분을 100% 갖고 있으니 더더욱 그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학재단의 제 기능을 위해서라면 절대로 어려운 일이 아닌데 아쉽다"며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영화 <광해>를 보고 손수건이 흠뻑 젖도록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수습 못할 정도로 운 건 처음"이라며 "영화 끝나고 나서도 음악이 계속돼 도저히 안 되겠어서 수습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그게 안 됐고 정말 눈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 얘기 등등 노무현 대통령 오마주가 담긴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이 만든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정책과 관련해서는 일자리와 재벌개혁 등에 대해 강조했다. 문 후보는 "총선 때 선거운동을 다니면서 제일 많이 들은 얘기가 일자리였다"며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한 얘기가 첫째 일자리, 둘째, 싸우지 말라였다"고 말했다.

"재벌개혁, 참여정부 때 후회된다"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재벌이 창업정신을 잃은 것 같다"며 "일감 몰아주기나 빵집 같은 걸로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후회가 된다"며 "(재벌개혁은) 3년차까지 가면 못하고 끝나는 거라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이 공약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 인수위 단계 이후 국민 지지를 동력으로 (재벌개혁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야 5년 동안 (재벌개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며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거의 말년에 가서 (재벌개혁) 법안을 마련하게 되는데, 그래선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 이건희 회장과 관련해 문 후보는 "이건희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된다는 논리는 안 된다, 이런 걸 깨야 한다"며 "이런 논리가 있으니까 사면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캠프 내 친노와 비노 구분에 대해서는 언론에 대해 불편한 심경도 내비쳤다. 문 후보는 "언론이 심한 게 아니냐"며 "선대본부장 중에는 친노인사가 하나도 없는데 '도로 친노'라니?"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문 후보는 "언론이 시민캠프 대표 수십 명 중 유독 문성근 백만민란 대표만 콕 집었다"며 "괜히 비서실 인선을 발표해 우리가 빌미를 준 것은 아닌가 싶다"고 볼멘소리를 터뜨리기도 했다.

PK민심은 많이 좋아졌고, 추석 직선 부산 <국제신문>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는 걸로 나와 "체감 분위기는 좋다"고 흡족해했다.

최근 그는 "잠이 부족해 진짜 힘들다"며 "어떤 때는 4시간도 못잔다"고 고백했다. 문 후보는 "타운홀 미팅을 하러 갈 때 머리에 내용을 담는 게 힘들다"며 "점점 전문 분야로 들어가니까 더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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