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자금성·법륭사 만든 손길... '대목장'의 세계

'한·중·일 전통목조건축 대목장의 세계' 전시, 24일부터

등록 2012.10.19 14:42수정 2012.10.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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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한·중·일 전통목조건축 大木匠의 세계’ 의 포스터 ⓒ 화성박물관


"아마도 이런 전시는 세계 최초일 듯합니다. 한중일 3국의 대목장들이 우리 화성박물관에 모입니다. 세 사람 모두 각국을 대표하는 대목장으로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 수천 년 동안 이어온 대목의 기술을 보여주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전시기간 중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신응수 대목장과 함께 화성을 돌아보면서 실제 건축도구 시연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10월 24부터 2013년 1월 30일까지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소재 수원화성박물관에서, '한·중·일 전통목조건축 大木匠(대목장)의 세계'라는 제목으로 기획전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 이달호 관장의 표정이 상기되어 있다.


이번에 참가하는 3국을 대표하는 대목장들은 한국의 신응수(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와 중국의 리융거(자금성 고건수선중심 주임), 일본의 오가와 미츠오(이카루카공사 대표)로 명실공히 3국을 대표하는 대목장들이기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대목장들의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3국의 대목장들의 기능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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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장 위는 한국의 신응수(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 아래 좌측은 중국의 리융거(자금성 고건수선중심 주임), 아래 우측은 일본 오가와 미츠오(이카루카공사 대표) ⓒ 화성박물관


이번 전시는 3국의 대목장이 한자리에 모여 전시와 학술발표회를 통해, 서로의 건축세계를 비교하고 논의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실 사람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동아시아 목조건축물인 한국의 창덕궁과 수원화성, 중국의 자금성, 일본의 법륭사 등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목조건축물의 백미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건축물들이 누구에 의해 설계되고 시공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전승되어왔는지를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번에 3국의 대목장전에 참가하는 세 사람은 모두 자국에서 인정하는 대목장이다. 한국의 대목장 신응수는 한말 궁궐건축 기문(技門)의 계승자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궁목수이며 수원 화성의 장안문 복원의 대목장이기도 하다. 중국의 리융거는 자금성 수리보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궁목수이며, 일본의 오가와 미츠오는 법륭사의 마지막 궁목수 니시오카의 계승자로 일본을 대표하는 궁목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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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10월 18일 찾아간 화성박물관 뒤편에서는 기획전 준비에 한창이다 ⓒ 하주성


6부로 나뉜 전시장, 꼼꼼히 살펴보아야


이번 전시는 모두 6부로 나눠진다. 그 6부의 내용은 각각 대목장의 위상, 대목장의 교육과정, 한중일 대목장의 역사, 한중일 대목장의 건축세계,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대목장, 목수의 방 등이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부 : '목조건축의 총책임자 대목장'이라는 주제로 건축물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총괄 지휘하는 대목장의 위상을 보여준다. 이 코너에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김홍도의 「기와이기」를 재해석한 작품이 같이 전시된다.


2부 : '대목장의 교육과정' 코너로, 한 사람의 목수가 설계능력을 갖춘 대목장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실제 건축도구의 사용법을 연출하여 실감나게 전시되어 있다.

3부 : '한중일 대목장의 역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선시대·청대·에도시대 대목장과 관련된 자료를 전시한다. 조선시대 영건의궤와 영건일기를 통해 기록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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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품 좌측은 한국 경복궁 근정전 공포, 가운데는 일본 법륭사 금당 모형, 우측은 중국 지금성 태화전 공포모형 ⓒ 화성박물관


4부 :  '한중일 대목장의 건축세계'로 한국의 신응수, 중국의 이영혁, 일본의 오가와 미츠오의 자료를 건축모형, 건축도구, 생애자료, 주요건축물, 저서 등으로 구분하여 전시한다. 전통건축업에 종사하는 목수들이 가장 기대하는 코너로 한국의 경복궁 근정전, 중국의 자금성 태화전, 일본의 법륭사의 건축양식을 모형을 통해 비교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는 구인사 공포가 실물크기로 전시되어 대목장의 힘을 느낄 수 있다.

5부 :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대목장'이다. 1796년 축성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화성을 수리했던 대목장의 계보를 밝히고, 장인을 귀하게 여긴 정조의 뜻을 되새기는 코너이다.

6부 : '목수의 방'이다. '목수의 방'을 들어선 순간 은은한 소나무 향과 아련한 대패소리에 잠시나마 힐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목수가 사용했던 다양한 건축도구와 목재가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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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국전 태조 3년인 1394년 음력 3월에 정도전이 조선왕조의 건국이념과 통치철학을 정리하여 지어 바친 『조선경국전』에는, 조선 초기 대목장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 하주성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것 중 하나는, 국내 유일의 자료인 <조선경국전>이다. 태조 3년인 1394년 음력 3월에 정도전이 조선왕조의 건국이념과 통치철학을 정리하여 지어 바친 <조선경국전>에는 조선 초기 대목장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국제전시의 위상을 고려하여, 그동안 박물관에서 비장해오던 것을 처음으로 공개 전시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목장 #화성박물관 #기획전 #한중일 3국 목조건축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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