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중의 한 분인 김별아 작가의 소울 플레이스 '내 작은 방'
강
"자기 앞의 삶을 다르게 보기 위한 단 하나의 질문 '나는 왜 이 행성에 왔는가?'를 던지는 순간부터 세상의 모든 풍경들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그 풍경들을 만나야 한다. 풍경은 자연이 준비해 놓은 만남의 표지판이며, 자아를 비추는 거울이다."(본문 가운데)요새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고, 또 가고 싶어한다. 멋진 여행지 사진을 보거나 영상을 보면 '와! 좋다, 가고 싶다' '이런 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 이렇듯 어떤 장소는 그곳만의 느낌이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더불어 자신의 일생을 천천히 마무리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은 어떤 곳일까. 저자는 먼저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우리 모두 여행자로서 이곳 지구에 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풍경을 보고 일상의 삶을 대할 때 드는 뭔가 관조적이고 새로운 느낌. 경험해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자기 증식을 위해 우리에게 더 많이 소유할 필요성을 끊임없이 세뇌시키고 있지만, 생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 생로병사의 순환 속에 우리는 잠시 들어왔다 나갈 뿐이라는 걸...
그런 시선을 지닌 사람만이 인생의 마무리와 성찰, 그리고 그것에 꼭 어울릴 만한 장소를 비로소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특히 '나는 왜 이 행성에 왔는가?'라는 그의 질문은 무척 새로운 것이었다.
내게 책에 나오는 가장 인상적인 소울 플레이스를 꼽으라면 '마지막 나의 작은 방'이라고 답할 것이다. 책상 하나와 노트북, 꼭 읽고 싶은 책 서너 권이 놓인 내 작은 방. 영혼을 붙들어 세우는 풍경을 예상하고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는 와중에 나타난 허를 찌르는 소울 플레이스다. 자유와 진정한 자존의 원동력이기도 한 지상의 방 한 칸을 갖기 위해 저자는 오랫동안 뒤척이고 부대꼈다 한다. 그리고 마침내 어렵게 마련된 소중한 그 방에서 평화로웠다고. '내 삶의 자리는 어떤 풍경 앞이 아니라 나만의 밀실이자 광장이었던 바로 이곳, 내 작은 방'이라는 말을 곱씹게 된다.
최종적으로 낙점된 곳이 어디든, 죽고 싶은 곳, 내 인생의 마지막 한 곳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국 자신이 살아온 궤적을 거울로 비춰보고 '나는 지금 잘살고 있는 것일까'를 반추하게 된다. <소울 플레이스>, 의미있는 고민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소울 플레이스 - 죽어도 좋을 만큼 가슴 뛰게 하는 내 인생의 마지막 한 곳
이기웅 외 지음,
강, 2012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