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된 아이가 쌍용차 농성장에 온 까닭은?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 단식 14일째, 반가운 부부를 만났습니다

등록 2012.10.24 10:24수정 2012.10.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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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기금을 전달하는 김학원 대표 김학원 대표가 <의자놀이> 2차 판매수익과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 이명옥


의자놀이 두 번째 북 콘서트에서 두 번째 기금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는 경과보고를 하면서 익명의 독자들이 1800만원의 기부금을 보내왔다고 하더군요. 대부분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대신 "힘내요"라고 적었다는군요. 돈보다도 "힘내요. 힘내세요"라는 말에 담긴 시민들의 응원과 간절함이 대한문 앞에서 봄, 여름, 가을을 지내온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마음을 다잡는데 더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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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 참석중인 김정우 지부장 단식 열 나흘째인 김정우 지부장이 문화제에 참석 중이다. ⓒ 이명옥


23일은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이 곡기를 끊어 생명을 살리겠다며 단식한 지 열나흘째가  되는 날입니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언론, 수시로 찾아와 인사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김정우 지부장은 기운이 조금 없어 보였지만 정신력으로 모든 것을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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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 기념으로 투쟁장을 찾아 기금을 전한 부부 아가 구자훈의 백일을 맞아 아빠 구성회, 엄마 김하나님이 아가와 함께 투쟁장을 찾아 투쟁기금을 전했다. ⓒ 이명옥


서명을 받고 있는데 젊은 여성이 서명대 앞으로 다가와 서명을 했습니다. 여느 서명자에게처럼 '고맙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쌍용차 사태의 진실을 알리는 전단지를 건네주었더니, 분홍색 봉투 하나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이 우리 아가 자훈이 백일이예요"라면서요. 너무나 고마워서 사진을 찍은 다음 이름과 격려의 글 한 마디 적어달라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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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 기념으로 투쟁장을 찾아 기금을 전한 부부 분홍색 봉투에 구자훈 아가가 살 세상에 대한 희망의 마음을 담아 전한 구성회. 김하나 부부 ⓒ 이명옥


"구자훈 아가. 세상 어렵고 힘든 곳을 돌봐주는 건강하고 주체적인 아가로 키우겠습니다. 힘내세요. - 구성회, 김하나 부부

백일 기념으로 투쟁장을 찾은 젊은 부부는 단지 기부금만을 전하려 한 것이 아닐 겁니다. 이 아이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행복한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 바람을 담아 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백일이 되면 백설기를 해서 아가가 무탈하게 자라주기를 기원하며 이웃과 떡을 나눠 먹곤 했습니다. 오늘 아기의 백일 기념으로 투쟁장을 찾은 구성회 김하나 부부는 쌍용차 동지들만이 아니라 그들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갔으니, 100명의 이웃과 떡을 나누어 먹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아름답고 기쁜 소식을 들은 동지들마다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라고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아 축복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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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14일차 김정우 지부장 김정우 지부장이 단식을 끝낼 수 있도록 정부와 사측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 ⓒ 이명옥


이렇게 함께 사는 일이 결코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시민들은 행동으로 증명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정부와 사측에게 호소합니다. 쌍용차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여 김정우 지부장이 단식을 끝낼 수 있도록 지혜로운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미래 대한민국의 주인인 아이들에게 당신들의 파렴치함과 무관심이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쌍용차 해고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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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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