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경상남도 진주 가좌동 경상대학교에서 열린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초청 강연회에 수많은 학생과 교수들이 참석해 안 후보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유성호
[기사 보강 : 오후 4시 45분]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6일 오후 경남 진주시 경상대 강연에서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치개혁안은 자기희생이 부족하다, 말의 성찬이 있는데 진정하게 내 것을 내려놓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는 안 후보가 지난 23일 인천 인하대 강연에서 국회의원·국가 정당보조금·중앙당 권한의 축소를 뼈대로 하는 '특권 포기를 위한 제도개혁안'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을 반박한 것이다. 이로써 안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 대선 후보 쪽이 정치개혁을 놓고 벌이는 기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연에서는 500석의 강연장뿐만 아니라 연단 뒤편과 통로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 안 후보에 대한 대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느낄 수 있었다. 안 후보가 강연 시작 전 연단에서 손을 들자, 학생들을 환호성을 질렀다. '사랑해요 안철수' 팻말을 들고 온 사람도 많았다.
"포퓰리즘 공세 정치권은 귀 닫겠다는 것" 안철수 후보는 "예상대로 (정치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며" 제일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국민들의 맹목적인 정치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말이다, 국민들이 정치를 무조건 싫어하도록 안철수가 부추긴다는 말인데 얼마나 교만한 생각이냐"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기존 정치에 실망하고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대중의 어리석음으로 폄훼한 것이다, 대중이 그 정도도 판단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다는 말을 그렇게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분이 계신다는 생각에 착잡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마다 다니면서 개발 공약을 하나씩 내고 국가재정을 생각 안 하고 장밋빛 공약을 내는 게 포퓰리즘이다, 제가 했던 말은 개발 공약이 아니다"라면서 "국민들의 개혁 열망에 귀 기울이는 게 포퓰리즘이라면 정치권은 국민들 요구에 귀 닫겠다는 말이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분이 있느냐"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포퓰리즘 이야기를 빼고 나머지 논쟁은 다 반갑다"며 "논쟁을 시작하고 합의를 해나가면서, 정치권은 결국 어떻게 뼈를 깎는 쇄신을 한 것일까 결론을 내리면 된다"고 전했다.
그는 "19대 국회의원 세비는 작년 대비 16% 올랐다, 같은 시간 공무원임금 3.5%, 최저임금은 6.1%, 최저생계비는 3.4% 인상되는데 그쳤다"며 "세비가 올라가서 올해 19대 국회가 정치를 잘하느냐, 국정감사 때 국정감사가 아니라 '안철수 감사'를 했다, 국정감사 때 국정감사를 안 한 의원들은 자진해서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한 "어제(25일)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농성하는 현장에 다녀왔다, 법원에서 불법 판정 판결이 난 사안을 회사에서 들어주지 않아서 농성하는 것"이라며 "그 모습을 보면서 국회가 억울하고 힘들고 불안한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는 지금의 상황이 진짜 정치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정치 혁신을) 주장하는 게 아니다, 정치는 국민들의 민심을 대변하고 생활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게 원래 기능"이라며 "지금 제대로 안 되고 있고, 내년에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사회 구성원의 양보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올 테니 지금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자, 지엽적인 논쟁보다는 본질을 해결하고자 뜻을 모으자"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정치권에 특권포기와 혁신을 요구한다,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정치가 특권을 버리고 재벌과 기득권을 향해 기득권 내려놓기를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단일화 질문에 "저는 국민이 불러주신 후보다, 거기에 따를 것"그는 이후 질의응답에서 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고 "저는 국민이 불러주신 후보다, 국민께 실망 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대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왜 저를 불러냈는지 원래 마음을 정치인으로 살면서 잊지 않겠다, 모든 판단은 거기(국민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한 양대 정당 후보에 비해 정치조직력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무소속 후보인데, 지지율을 보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틀림없이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거라는 믿음과 (정당) 조직이 국민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지지율을 통해) 표출된 것이다, 지지해주시면 틀림없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