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격 현상유지? 다시 생각해주시길

안철수 후보의 '부동산 가격 현상태 유지'에 대하여

등록 2012.10.26 17:17수정 2012.10.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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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창원시민들과의 만남에서 "현재 부동산은 최대한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고 부동산이 급격하게 추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국가의 책무"라는 견해를 밝혔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안철수 후보의 생각은 '절반의 진실'이다. '부동산가격 급락'은 대한민국 거시경제에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가격 급락방지가 국가의 책무'라는 안철수 후보의 견해는 옳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가격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는 안철수 후보의 견해는 국가경제 전체를 운영하고자 하는 대통령 후보로서는 적합지 않은 생각이다.

부동산가격 급락 방지는 국가의 책무 

1990년대 초 부동산가격 급락으로 인한 일본의 장기경기침체,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부동산가격 급락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부동산가격급락은 하우스푸어 급증, 부동산담보대출의 부실, 금융권의 부실, 내수경기침체로 인한 기업 도산이라는 연쇄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개인의 살림살이뿐만 아니라 국가경제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가격 급락 방지는 국가의 책무'라는 안철수 후보의 생각은 타당하다.

하지만 '부동산가격급락 방지가 국가의 책무'라 하더라도 그 해결책이 '현재의 부동산가격 유지'로 귀결되면 또 다른 경제적 부작용들이 너무 많이 발생한다. 현재 한국사회의 부동산 가격은 연소득 대비 집값 측면에서나 국내총생산 대비 부동산가격 측면에서나 아직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가격 그대로 유지한다는 건 곤란


거품이 끼어 과도하게 높은 부동산 가격은 국가경제와 개인의 살림살이에 주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 만약 현재의 집값을 유지한다고 한다면 이제 갓 사회에 진입한 청년계층, 저소득층 등 대한민국의 절반이 넘는 가구가 자신의 집을 영원히 갖지 못하게 된다. 같은 날 '주거약자를 위한 정책'으로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공공임대주택·토지임대부주택 확대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부동산가격에서 거품이 제거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대한민국의 부동산가격은 경영능력은 부실하지만 부동산을 가진 기업을 시장에서 살아남게 하고, 좋은 사업아이템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자영업자들이 높은 임대료로 도산하는 등 시장경제를 왜곡시키고 있다. 또한 부동산으로 인한 빈부의 양극화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거품이 낀 부동산가격은 한국경제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까 염려하여 집값을 유지해야한다는 안철수 후보의 염려는 이해되나 하우스푸어 문제는 하우스푸어 자체의 정책으로 풀어야 할 일이지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거품이 낀 지가를 유지하면서 풀 문제가 아니다.

현재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부동산가격의 현상 유지'가 아니라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부동산가격을 정상화시키는 '부동산가격의 연착륙'이다. 또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투기수요로 인해 급등과 급락을 하지 않고 거품이 끼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현재 부동산가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다시 한 번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토지정의시민연대 공식 논평입니다.
#안철수 #집값유지 #토지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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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는 우리사회에 부동산 및 경제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일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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