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치하는 교회 투표하는 그리스도인>
새물결플러스
<2012년 대선과 한국 개신교의 정치 참여-정치하는 교회 투표하는 그리스도인- 2012년 한국의 기독교인은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
다소 장황한 제목을 단 이 책은 신학자와 현장활동가, 목사, 교수 등 내가 생각하기에 기독교권에서 나름 건전하게 활동해 온 이들 16명이 대선을 앞두고 기독교인의 정치참여에 대한 의견을 모아 낸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읽기 전에 아직도 '교회의 정치참여'는 당연한데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의 성서에 따른 근거는 무엇인가 등을 다뤄야 하는가 하는 자괴감 같은 것이 들었다.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 단 한번도 기독교 혹은 교회는 정치와 무관하지 않았다. 보수적인 견해건 진보적인 견해에 서 있건 늘 교회는 '정치적'이었다. 단지, 권력에 편승한 기독교권은 자신들은 정치와 무관하다고 주장을 한 것뿐이었고, 반대급부로 진보적인 기독교권에 대해서 정치참여를 한다고 비난했을 뿐이었다. 권력에 편승한 보수교회나 단체 혹은 목사에게 있어서 '정교분리원칙'은 민주화나 통일운동 등 현실참여에 적극적인 진보적인 기독교권을 비판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개교회의 양적인 부흥에 안주하지 않고 유신체제를 비판하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선교사역을 했던 이들이나 80년대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 등에 적극적이었던 이들을 권력자들은 빨갱이, 종북세력이라고 탄압했고, 거기에 권력 지향적인 보수 기독교권이 합세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당연히, 진보적인 기독교 단체나 교회나 목사는 정부로부터 삼엄한 감시를 받았고, 반대로 정부를 대변해 주고, 그들을 위해 조찬기도회 등을 열어주며 자신들의 정권의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이들에게는 이런저런 혜택이 주어졌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이 광주를 짓밟고 정권을 찬탈했을 때에도 '조찬기도회'를 열어 전두환 정권을 찬양하고, 그들에게 복을 빌어주던 이들은 대형보수교회 목사들과 단체들이었다. 그들은 조찬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을 영광으로 알았으며, 조찬기도회에 참여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교회의 양적인 성장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했다. 그 기도회는 안타깝게도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이런 권력 지향적인 정치참여는 정치참여가 아니고, 사회개혁을 위한 정치참여는 정치적이라고 비난을 받는 현실이 아직도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왜 기독교가 정치에 참여해야 할까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성서에 나타난 정치의 이념과 가치에 대한 것으로, 기독교인이 왜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김형원)애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와 구약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공평과 의와 인애의 정치(김회권), 예수가 정치를 만났던 자리(차정식) 등을 다룬다. 성서에 나타난 정치이념과 가치를 다루면서, 결국 기독교, 교회는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2007년 대선을 중심으로 한국 교회가 왜 정치참여에 실패했는가를 진단한다.
이명박 후보가 장로라는 이유로 표층기독교인들과 표층교회(주로 보수대형교회들이었다)사이에는 무조건 그를 지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했다. 거기에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기독교인들도 한몫했으며, 서울시 봉헌 운운하던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이것을 아주 적절하게 이용했다. 진보적인 교회와 단체를 중심으로 그를 반대하는 운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게는 '왜 정치에 참여하느냐'는 비난의 화살이 돌아왔다. 결국, 장로 대통령이 선출되었고, 4년이 지난 지금 장로 대통령의 실정 때문에 4년 내내 이른바 '개독교' 논쟁은 더 심해졌고, 세상이 교회를 염려하고, 신앙인들을 염려해야 하는 게 현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