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와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묵념을 하고 있다.
조재현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장애인 활동지원제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자립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월별 상한선이 있기에 최대 12시간의 서비스를 받기도 힘들다. 혼자 사는 중증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인이 없는 밤은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씨는 이같은 장애인의 어려움을 세상에 알리는 데 힘썼다. 2005년 자신과 같은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담은 <외출 혹은 탈출>을 연출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부터는 시민방송인 RTV에서 <나는 장애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했다. 최근까지 김씨는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자립을 원하는 중증장애인들을 상담해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장애인 인권단체 소속 회원과 시민 등 500여 명이 김주영씨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했다. 지난 26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장애포럼(APDF)에 참가했던 외국에서 온 장애인 30여 명도 자리를 지켰다.
또 김씨가 당원으로 활동했던 진보신당의 김종철 부대표를 비롯해 김용익·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의원, 이상규·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하다고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요구했다"며 "밤에 혼자 자다 호흡기가 떨어져 죽었는데 정부는 어떻게 돈이 없다며 기다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김주영 동지가 그 어두운 밤, 그 불길에서 무엇을 생각했겠나, 누구를 찾았겠나"라며 "더 이상 이렇게 죽지 말고 우리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는 "김주영 동지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며 "김 동지는 갔지만 동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회는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표는 "김 동지가 남기고 간 과제는 살아있는 우리의 몫"이라며 "장애인의 이동권·학습권·직업권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김 동지의 영전 앞에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민중가수 이혜규씨의 추모 공연으로 장례식은 마무리됐다. 장례식을 마친후 시민들과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까지 행진해 노제를 치르고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안국역 사거리에서 이들을 가로막았다. 3시간 여의 충돌 끝에 기자회견은 무산됐다.
고 김주영 씨의 시신은 경기 고양의 벽제 납골당에서 화장된 뒤 광명시 납골당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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