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여성성 있나?" 발언에 새누리당 "언어테러"

10월 31일 발언 뒤늦게 “박근혜 생식기만 여성"으로 보도

등록 2012.11.02 15:19수정 2012.11.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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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일 오후 5시 40분]

한 교수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여성 대통령론'을 비평한 게 뒤늦게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은 이를 '언어테러'로 규정하면서 해당 방송사가 아니라 안철수·문재인 후보 측을 해당 발언의 배후로 지목했다.

종편케이블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주 1회 고정출연하고 있는 황상민 연세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방송에서 여성 대통령론과 관련해 '여성이 남성보다 깨끗하다 할 때 내세우는 '여성성'은 단순히 생식기의 차이에 기인한 게 아니라, 어머니로서의 역할로 형성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논평했다. 여성성을 갖추는 것과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것은 다르다는 요지다.

황 교수의 발언을 다룬 많은 기사는 황 교수가 "박근혜 후보에 대해 '생식기만 여성이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고, 대부분 제목도 황 교수가 "박근혜는 생식기만 여성"이라고 말한 것으로 달렸다.

황 교수와 진행자 박종진 기자가 주거니 받거니 한 대화 내용을 보면, 황 교수는 여성성이 어머니의 역할을 경험하는 것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런데 박근혜 후보, 지금 그 상황입니까? 그 여성과 일치하는 범주에 있습니까 없습니까? 박근혜 후보 결혼했나요? 애 낳았나요? 애 키웠나요?"라고 물었다.

박 기자는 "(박근혜 후보가) 그래도 여성성을 갖고 있죠"라고 답했고, .황 교수는 다시 "그 것은 생식기의 문제이지, 여성으로서 역할을 한 것은…"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가) 애를 낳아보지 않았지만 여성의 본능으로 모성애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박 기자의 주장에 대해 황 교수는 '그렇게 말하는 것은 여성성을 생물학적으로 타고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어머니의 역할을 해보지 않은 박 후보가 여성성을 내세울 수 있느냐'고 반박한 것.

황 교수는 이어 "그래서 우리는 박근혜 후보를 공주라고 얘기하고 지금 그 분은 여왕으로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오신 거라고 보는 것이 맞지, 왜 갑자기 뜬금없이 여성이 나옵니까? 여기서"라고 새누리당의 여성 대통령론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2006년 칼침테러 느낌의 충격, 문재인·안철수 측 무관치 않아"

해당 발언이 방송된 지 이틀이나 지난 상황이지만 새누리당의 반응은 격했다. 이정현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2일 비공식 브리핑에서 황 교수 발언에 대해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가 (서울) 신촌에서 테러를 당했을 때 딱 그 테러 느낌의 충격을 받았다"며 "박근혜 후보의 얼굴에 70바늘을 꿰맸던 그 때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목격했을 때 받았던 때 이상의 충격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공보단장은 "최근 문재인 후보 측과 안철수 후보 측에서 선대위 주요 핵심인사들이 박근혜 후보의 여성 대통령 후보라는 점에 대한 언어 폭력 뒤에 이어진 언어테러라고 느껴진다"며 "이것은 일종의 사건이다. 우연히 나온 게 아니다. 개탄스럽고 가슴이 많이 떨린다"고 말했다.

이 공보단장은 "이 부분은 당 선대위와 상의해 대처해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여성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하와 폄훼를 선동한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 진영도 황 교수의 테러에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10월 31일 방송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황상민 교수 발언 부분
황상민 교수(이하 황) : 박근혜 후보가 어디 모임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 정치 쇄신의 대표적인 예가 되지 않겠는가 이런 취지의 말을 하셨다면서요
박종진 기자(이하 박) : 예 들었습니다. 저도.

황 : 아 그 이야기 들으셨어요? 그 때 어떤 느낌이 드셨어요? 남성으로서?
박 :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들었습니다만.

황 : 아 우리도 이제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느냐….
박 : 여성들이 남자들보다는 좀 깨끗하지 않습니까?

황 : 여성들이 남자보다 깨끗하다?
박 : 왜냐하면 남자들은 부양할 가족들도 있고….

황 : 잠깐만요.
박 : 중요한 얘깁니까?

황 : 되게 중요한 지적을 하셨기 때문에 그래요. 여성이 남성보다 깨끗하다는 말을 이야기할때, 그 때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생식기의 차이인가요, 생활에서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건가요?
박 :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여성 의원들이 지금까지 뇌물 받고 뭐 해서 검찰에 간 적은 거의 없지 않습니까. 여성 의원들이 적긴 하지만.

황 : 아니, 얼마 전에 새누리당에서 여성 의원 했던 분이, 중소기업 사장한테 돈 달라고 줬니 어쨌니….
박 : 요청은 했는데 받은 적은 없었죠. 그 분도. 받진 않았죠.

황 : 아, 주지 않았습니까?
박 : 네.

황 : 주면 받습니다.
박 : 하여튼.

황 : 그랬을 때에, 여성 남성이라고 얘기할때에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지 아십니까?
박 : 우리 엄마가 아버지보다는 좀 더 성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죠.

황 : 훌륭한 지적이세요.
박 : 아 그렇습니까?

황 :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생활한다, 여성이기 때문에 깨끗해질 수도 있고 좀 더, 성스럽기도 하고 할때의 여성은 무엇을 뜻할까요? 남자하고 여자하고 다른 생식기를 뜻할까요 역할을 뜻할까요?
박 : 당연히 역할이겠죠.

황 : 역할이죠? 그 역할 중에 대표적인 게 어떤 겁니까? 예를 들면?
박 : 어머니.

황 : 그렇죠. 어머니란 건 자식을 낳아봤다는 거죠.
박 : 누나.

황 : 그리고 누나는 좀 틀려요. 왜 그러냐면, 누나는 여섯살짜리 유치원생도 누나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고 얘기하는 것은 생식기가 남성과 다르게 태어났다는 얘기가 아니라 어떤 겁니까?
박 : 역할.

황 : 역할. 그 역할이 가장 대표적인 게 언제부터 나타나죠?
박 : 결혼하고

황 : 결혼하고 그 다음에
박 : 애를 낳고.

황 : 애를 낳고 그 다음에 애들 키우고. 그러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죠. 그 걸보고 우리는 여성이라고 얘기하지. 생식기가 남성과 다르다고 해서 여성이라고 안 해요. 그런데 박근혜 후보, 지금 그 상황입니까? 그 여성과 일치하는 범주에 있습니까 없습니까? 박근혜 후보 결혼했나요? 애 낳았나요? 애 키웠나요?
박 : 그래도 여성성을 갖고 있죠

황 : 그것은 생식기의 문제이지, 여성으로서 역할을 한 것은….
박 : 그래도 모성애가 여성으로서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본능적으로. 애를 낳아보진 않았지만.

황 : 그래서 우리는 박근혜 후보를 공주라고 얘기하고 지금 그 분은 여왕으로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오신 거라고 보는 것이 맞지, 왜 갑자기 뜬금없이 여성이 나옵니까? 여기서. 저는 남성이라도, 여성들의 입장에서 많은 여성들과, 대한민국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훨씬 능력이 뛰어나요.
박 : 그 건 맞죠.

황 : 그 건 맞아요.
박 : 대한민국 여성이 남성보다 능력이 뛰어난데 대한민국 여성이 차별받는 게 조사했더니 107위다 우리나라가.

황 : 차별을 언제부터 받느냐 이거에요. 그 차별은 학교 다닐 때는 여학생들이 남학생에 대해 차별받는 게 아니라 훨씬 대우받아요.
박 : 결혼하면서부터 받는 거죠

황 : 그렇죠. 결혼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데에서 차별이 있는데, 그 것은 못나빠진 남성들의 문제, 사회생활을 하는 남성들의 문제이지,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은 여기서 여성 차별을 이야기하기가 사실은 어렵죠. (이하 생략)

#황상민 #박근혜 #생식기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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