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없는 정치쇄신안 두고 친박-비박 신경전

"박근혜, 임기 단축시키는 희생 보여야"... "개인 의견이라 밝혀라"

등록 2012.11.05 10:00수정 2012.11.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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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김용준·정몽준·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황우여 대표, 한광옥 국민통합위 수석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자료 사진) ⓒ 권우성


'개헌' 없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정치쇄신안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비박(비박근혜) 심재철 최고위원은 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정치쇄신의 핵심은 절대권력의 부정부패를 막는 구조적 문제고 헌법 개정이라는 근본적 접근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개헌을 주장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전날(4일) 기자들과 만나, "정치쇄신안의 초점은 정치개혁이지 개헌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심 최고위원은 "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들은 친인척·측근 비리로 불행한 말로를 걸었다, 막강한 권력 때문에 대통령은 깨끗할지라도 주변 부나방들의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권한을 위임하고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인사기구를 독립시키고 감사원장에 대한 대통령 임명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거주기 일치를 위한 18대 대통령의 임기단축도 주장했다. 심 최고위원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가 불규칙하게 뒤엉켜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다"면서 "대통령 임기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되 이번 대통령 임기를 1년 8개월 줄이는 자기희생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면서 1, 2년 만에 나라가 들썩이는 것을 막고 일단 뽑은 대통령과 여당에게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대선후보 모두가 개헌을 얘기하고 있지만 아무도 자신의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는 자기희생적 자세가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심 최고위원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유 역시 개인적인 뜻이 아니라 국가를 살리고자 하는 것 아닌가"라며 "(박 후보가) 개헌제안을 통해서 (이런 의지를) 국민에게 먼저 보여주시라"고 요구했다.

그는 "박 후보가 조만간 정치쇄신안을 발표한다는데 스스로 인사권과 감사권을 내려놓는 헌신적 모습을 보여주시고 자기 임기마저도 단축하는 초희생적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이 감동하는 대서사시가 나온다"며 "(박 후보의) 대희생에 국민들은 절대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심 최고위원의 '개헌' 제안은 친박(친박근혜) 이성헌 전 의원에게 제지됐다. 이 전 의원은 "개헌은 국민 합의를 거쳐야만 할 수 있는 문제"라며 "개인 의견이란 점을 분명히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은 "비공개로 (회의)할 때 하시면 될 것 같다"며 더 이상의 발언을 제지했다.  

한편, 당내 비박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당 외곽에서 '분권형 개헌'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그는 박근혜 후보의 정치쇄신안에 '4년 중임제'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도 "권력 분산 없는 4년 중임제 개헌은 독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지금의 시대정신은 분권이다"며 "크고 작은 권력을 나누는 것이 정치개혁의 본질인데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들이 쓸데없는 소리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헌 #박근혜 #심재철 #이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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