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평화조약보다 신뢰구축·검증 우선"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일본의 위안부·독도 자세 변해야"

등록 2012.11.08 15:17수정 2012.11.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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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8일 "남북 간 신뢰회복이 우선이지, 지금 단계에서 평화조약이라는 종이 한 장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남·북 대화에 있어 점진적 접근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북한이) 국제규범이나 약속을 지키는 문제라든지 또 인도적 지원 같은 것, 호혜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류 같은 것을 계속 추진해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면 교류협력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이고 이런 것을 인내심을 갖고 쌓아가면, 그런 노력을 한 단계 한 단계 해 가면 신뢰가 커지고 교류협력이 더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터키의 지한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말했다. 기자는 "기조연설에 '용납하지 않겠다', '용인할 수 없다'는 말이 너무 자주 나온다"며 "북한 정권을 간섭적으로 훈계하지 않고 남북한 정부 간 신뢰와 지속적인 평화를 수립할 것인지, 그렇다면 당선 뒤 휴전조약을 평화조약으로 바꾸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건지"를 물었다. 북한에 강경 자세 일변도이면서 어떻게 신뢰·평화 관계를 구축할 거냐는 질문이었다.

박 후보는 "북한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남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게 키(열쇠)이고, 신뢰문제를 제쳐놓고는 근본적으로 풀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제관계를 보면 대결관계에 있던 나라들이 신뢰회복을 통해 관계를 회복한 일도 많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미국과 중공, 독일과 불란서(프랑스), 그런 선례들이 있어서 (남북간 신뢰회복이) 포기해야 하고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북한의 경우 도발도 많이 하고 약속도 어기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믿는다 신뢰한다 이건 아니죠"라며 "그렇다고 보상을 자꾸 줘서 해보려고 하는 것도 이 때까지 해봐서 안 된다는 걸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제는 (북한의) 일련의 검증된 행동을 통해 벽돌을 쌓아가듯이 검증해서 신뢰를 할 수 있다고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그 내용은 우리나라나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그런 분야부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군위안부·독도 일본 자세 변해야"... "한·일FTA 필요, 정보보호협정 고려"

향후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박 후보는 독도 문제와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면서도 한·일정보보호협정과 한·일FTA 체결 등에 대해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박 후보는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의 고유영토다. 그래서 협의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이 1905년 일본의 독도 침탈로부터 시작됐다는 아픈 기억을 한국민들은 갖고 있다. 건강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선 이 점을 우방국가인 일본이 직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종군위안부 문제는 어떤 경우든지 합리화될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다"며 "일본과 한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이런 소중한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일본의 현명한 두 지도자께서 이 점을 잘 깊이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80대 중반을 넘었다. 역사와의 화해라는 것을 한없이 기다려줄 수 없다. 역사와 화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아니냐"며 보상과 사과 등에 일본 정부가 나서줄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일본과 한국 간의 긴밀한 협력은 양국의 공동발전, 더 나아가 지역발전과 안전에 기여하고, 매우 중요하다"며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두 나라의 관계가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동북아 협력과 안정을 강화시키는 길이기 때문에 그런 노력도 같이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회의 몰래 상정'으로 추진하다 거센 반발을 사 좌초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 박 후보는 "국내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어 국민의 불신을 받았고 한·일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미흡했다"며 "이런 실질적인 여건을 잘 만들어 가면서 협정에 대해서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여론의 반대가 해결되면 협정 체결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후보는 또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경제협력은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뤘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높은 경제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양국 모두 노령화 사회에 직면해 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한·일FTA가 두 나라의 경제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이어 "더 나아가 한·중·일 3국 간의 경제협력도 업그레이드시켜 동아시아 공동시장을 목표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외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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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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