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 광장에 황혼이 깃든다, 정면에 이맘 모스크가 보인다.
박찬운
우리 탐사단은 이스파한에 도착하자마자 이맘 모스크로 향했다. 남북 길이 500여 미터, 동서 길이 160여 미터의 거대한 장방형 광장이다(자료에 의하면 이 광장은 천안문 광장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고 함). 광장에 들어서면 남쪽 끝에 이맘 모스크, 동쪽 중앙 변에 샤이흐 로트폴라 모스크, 서쪽 중앙 변에 알리 카푸 궁, 북쪽 끝에는 게이사리예 바자르가 광장에 붙어 있다. 그리고 광장의 남북 끄트머리 부분에는 돌 골대가 박혀 있는데 이것은 과거 사파비 왕조 시절에 이 광장이 폴로 광장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광장을 전체적으로 둘러싸고 있는 것은 수많은 기념품 가게를 비롯한 바자르다. 광장에 면해 있는 가게는 대개 기념품 가게이고 그 배후로 들어가면 약 50여 미터 간격으로 품목이 바뀐다. 수많은 견과류 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가 하면, 다음으로 가죽 제품 가게로 이어지고, 또 신발가게로 이어지는 식이다.
아쉽게도 우리가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반. 이미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는 때였는데, 이맘 모스크는 굳게 잠겨 있었다. 경비병이 있어 잠시만 들어가자고 해도 절대 안 된다고 한다. 이를 어쩌나! 다음 날은 이슬람 역일상 휴일인 금요일이고, 모스크에는 외국인의 출입이 금해지는데…. 이스파한의 세계문화유산인 이맘 모스크를 보지 못하고 이스파한을 떠나게 되어 있으니, 그러나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저 실컷 바깥에서 넘어가는 마지막 햇빛에 의존하여 연신 사진만 찍어 댈 수밖에.
하지만 비록 이 모스크의 내부는 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이 모스크에 얽힌 이야기는 하고 가자.
이 모스크는 사파비 왕조의 최번성기를 이끈 압바스왕에 의해 건립되었다. 그는 살아생전 이 모스크를 보기 위해 상당히 마음이 조급했던 모양이었다. 이 공사를 책임진 알리 아크바르 이스파니에게 조속한 완공을 명하였으나 1611년 착공한 이 공사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이스파니는 왕의 명령에도 원칙에 입각한 공사를 진행하였다. 참을 수 없었던 왕은 급기야는 이스파니의 세 아들 중 둘을 죽이고 마지막 아들의 눈을 뺀다. 그럼에도 이스파니는 공사를 서두르지 않았다.
결국 이 공사는 압바스왕이 죽은 다음 해에 완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왕의 서두름 때문인지 이 모스크의 공법은 다른 모스크에 비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공법을 채택하였다고 한다. 예를 들면, 모스크 바깥에 붙인 수많은 세라믹 타일은 다른 모스크에서는 하나하나 조각을 붙였지만 이곳에서는 이를 빨리 붙일 수 방법을 채택하였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모자이크 판을 미리 만들어 여러 장의 타일을 한꺼번에 붙여 벽면에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유창한 영어를 하는 차도르의 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