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갈등 계속... 주민들, 한국전력 설명회 막아

3차 실무회의 합의 없이 끝나고 부북면 위양마을 설명회는 무산

등록 2012.11.09 18:56수정 2012.11.0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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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반대주민 대표들이 협상을 벌일 무렵 한국전력이 주민설명회를 열려고 하다가 마찰을 빚었다. 한국전력과 주민대표들은 다음 실무회의 약속도 잡지 못해, 또 다시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국전력은과 송전탑 반대 밀양지역 4개면(부북․상동․단장․산외) 주민대표들은 9일 오후 2시 밀양시내에서 3차 실무회의를 열었다. 이번 실무회의는 10월 9일 1차, 30일 2차에 이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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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9일 오후 밀양시 부북면 위양마을에서 765kv 송전선로 공사와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하려다가 반대주민들이 막아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1시간여 뒤 한국전력 측은 철수했다. ⓒ 마창진환경연합


실무회의에서 양측은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주민대표들은 1․2차 실무회의 때 제시했던 '고소고발 취하'와 '협상 창구 단일화', '2개월간 공사 중단' 등을 요구했다. 한국전력 측은 주민대표들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무회의에 참석했던 이남우 밀양 부북면대책위 위원장은 "합의된 게 없다. 회의는 1시간 정도 했는데, 요구사항에 대해 논란만 빚다가 말았고, 다음 회의도 약속하지 못했다"면서 "회의할 무렵 한국전력 측에서 주민설명회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 현장으로 달려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오후 4시경 밀양시 부북면 위양마을에서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다. 한국전력 관계자들은 30여분 전 마을회관으로 왔는데, 당시 경찰병력 70여명이 함께 왔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하루 전날인 8일 공문을 보내 "9일 오후 4시 마을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갖겠다"고 했던 것이다. 이에 반대주민들이 몰려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마을주민들은 "실무회의를 하고 있는데 무슨 주민설명회냐"며 항의했고, 1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이다 한국전력 관계자와 경찰이 철수하면서 일단락 되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3차 실무회의를 하고 있는데 주민설명회를 하겠다는 것은 보여주기식 실무회의를 가지면서 마을주민을 상대로 물밑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민들은 실무회의 때 '협상 창구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한국전력 측이 들어주지 않았는데, 이는 주민 요구를 무시하는 태도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단체는 "마을회관 쪽에 경찰병력이 투입된 것은 주민설명회를 강압적으로 시도하였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예측했다고 볼 수 있다"며 "주민들은 한국전력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고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전력 측은 "찬성하는 주민들이 설명회를 요구해서 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송전탑과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전화를 주면 친절히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은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가져가기 위해 짓고 있는 '765kv 송전선로 설치사업'으로, 밀양에만 69기가 들어선다.
#말양 송전탑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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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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