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시간 우리만 6시"... 민주당, 전국에 '거짓' 현수막

[오마이팩트] 프랑스·독일·멕시코·호주도 투표시간 오후 6시 종료

등록 2012.11.13 09:06수정 2012.11.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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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통령선거 난타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모니터해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누리꾼이 직접 참여하는 '함께 검증하는 뉴스'도 운영할 것입니다. 대선후보 사실검증 '오마이팩트'에 누리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이메일 politic@ohmynews.com, 트위터 @ohmy_fact)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취재 : 사실검증팀] 구영식 김도균 홍현진 박소희 기자 / 그래픽 고정미

민주통합당 : "영국 10시, 대한민국 6시. 투표시간, 왜 우리나라만 6시? 9시까지 투표시간 연장"(전국 곳곳에 내건 현수막 등)

'투표시간 연장'이 대선정국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민주통합당이 내건 투표시간 연장 요구 현수막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을 벌이면서 "투표시간을 오후 6시에 종료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홍보해왔다. 또 그러한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내걸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허위사실' 포함된 현수막·플래카드·어깨띠 제작해 투표시간 연장운동

 민주통합당이 내건 투표시간 연장요구 현수막을 비판하는 게시물.
민주통합당이 내건 투표시간 연장요구 현수막을 비판하는 게시물. 페이스북

박선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1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만 6시에 투표를 종료한다'는 표현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면서 "우리나라만 6시에 종료한다는 식의 문구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이는 유권자를 현혹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민주통합당에 자진철거를 요구했다는 게 중앙선관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국민을 선동하고, 그런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있는 기관의 철거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은 도대체 대한민국의 법 제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이 부분에 당장 사과하고 철거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만든 '주요국가 투표시간' 자료.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독일·멕시코·호주도 투표시간이 오후 6시에 종료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만든 '주요국가 투표시간' 자료.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독일·멕시코·호주도 투표시간이 오후 6시에 종료된다. 고정미

박 대변인의 지적은 사실이다.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16개 주요국가 투표시간' 자료만 보더라도, 한국 이외에 프랑스(오전 8시~오후 6시), 독일(오전 8시~오후 6시), 멕시코(오전 8시~오후 6시), 호주(오전 8시~오후 6시) 등 4개 국가도 오후 6시에 투표를 종료한다. 선관위 자료가 16개 국가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후 6시에 투표가 종료되는 국가는 더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민주통합당은 이와 같은 '허위사실'이 담긴 현수막을 전국 방방곡곡에 내걸었다. 중앙선관위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민주당 측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투표시간 연장요구 현수막을 1000개 걸었는데 해당 표현이 포함된 현수막은 500개 정도"라고 말했다.


현수막 자진철거는 요구하지 않아...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 안 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시민캠프' 홈페이지에 올라온 투표시간 연장운동 인증샷.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시민캠프' 홈페이지에 올라온 투표시간 연장운동 인증샷.시민캠프 홈페이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시민캠프' 홈페이지에 올라온 투표시간 연장운동 인증샷.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시민캠프' 홈페이지에 올라온 투표시간 연장운동 인증샷.시민캠프

현수막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후보의 '시민캠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민주통합당 당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민주당에서 제작한 '투표 시간, 왜 우리나라만 6시?'라는 표현이 적혀있는 플래카드와 어깨띠를 두르고 투표시간 연장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증샷'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 조사국은 지난 8일 민주당 측에 "외국 선거제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국민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안내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선규 대변인의 주장과는 달리 자진철거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해당 내용이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에 따르면, 한 후보자를 당선시키거나 낙선시킬 목적을 가지고 후보자, 배우자,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에 대해 유리하거나 또는 불리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허위사실 내용의 범위는 출생지, 신분, 직업, 경력, 재산, 인격, 행위 소속단체로 제한되어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시간 연장 관련 내용은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선관위에서 철거하라, 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각 후보의 '피노키오 지수'를 보시려면 위 이미지를 클릭해주세요.

#투표시간 #문재인 #사실검증 #투표시간 연장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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