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 박광온(왼쪽), 안철수 캠프 유민영 대변인이 6일 저녁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관한 7대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합의문을 발표한뒤 서로 인사하고 있다.
남소연
유민영 대변인은 13일 "보이는 손, 보이지 않는 손들이 단일화에 개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공평동 캠프 브리핑에서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 본격화하는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조직적으로 네거티브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이 제기한 '여론조사 기관 금품 제공' 의혹을 꼽았다.
앞서 권영세 실장은 지난 11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여론조사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를 대비, (안철수 후보 캠프가) 일찍부터 여론조사 회사들을 관리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안철수 캠프 측이 여론조사 기관에 돈을 엄청 풀었다는 얘기가 돌고 있고, 일부 언론이 그런 소문을 추적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기자들과 (편하게) 식사하는 자리에서 소문으로 들은 것을 농담조로 얘기한 것"이라고 발을 뺐다. 그러나 안 후보 측에서는 "안철수 죽이기가 시작됐다"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기존 정당처럼 전국적 조직이 없는 안 후보에게 여론조사 결과 등 여론의 향배는 세를 규합하고 유지시키는 중요한 버팀목이다. 따라서 돈을 뿌려서 여론조작을 했다는 식의 주장은 안 후보 측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안 후보 측이 즉시 권 실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이날 '조직적 네거티브'에 대해 "눈에 보이는 것은 이를테면, 박근혜 후보 선대위의 책임 있는 직함을 가진 분이 당연히 언론에 보도될 것을 전제로 우리 후보를 운운하면서, 차마 입에도 담지도 못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게 무슨 70년대식 공작정치냐"고 반문한 뒤, "그렇게 해 놓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빠지고 다시 그에 대해서 추호의 반성도 없이…. 정치를 이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한 상대 고르려는 새누리당의 역선택 공작 경계
'보이는 손'이 권 실장이 제기한 '여론 조작설' 등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유민영 대변인은 "조직적 네거티브가 포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에서는 '여론조사 기관 금품 제공' 의혹에 초점을 맞추는 듯 했지만, 사실 권 실장의 11일 오찬 간담회 발언에는 보다 더 심각한 내용이 담겨있다.
권 실장은 "누구로 단일화가 될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에는 문재인이 될 것 같다가, 다시 안철수가 될 것 같다가, 이제는 다시 문재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실장은 "(새누리당 부설)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 (박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한 번도 져 본적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의 최종 상대가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 측은 이를 두고 "약한 상대를 고르려는 새누리당의 역선택 공작"이라며 해석했다. 유권자들의 역선택을 유도하려고 일부러 문 후보가 단일후보로 유력하다는 허위 정보를 흘렸다는 것이다.
특히 안철수 후보 캠프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여론조사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층을 제외시키지 않은 데 따른 역선택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