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물질 본드, 청소년에게 '버젓이' 판매

인천 본드 판매처 94.5% 해당...대형마트도 마찬가지

등록 2012.11.14 17:51수정 2012.11.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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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YMCA 본드 흡입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남에 따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본드 판매 행위를 조사했다. 인천 8개 자치구 165개 본드 판매 업소 중 156곳이 청소년에게 본드를 판매했다. <사진 : 인천YMCVA 제공> ⓒ 한만송


청소년에게 유해한 물질이 포함된 본드가 미성년자에게 버젓이 판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서도 청소년 유해 본드가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YMCA 청소년재단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은 14일, 인천에서 유해 화학물질 중 하나인 본드를 판매하는 165곳 가운데 156곳에서 미성년자에게 본드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은 지난 8일부터 4일 동안 인천시 8개 자치구 소재 본드 판매 업소 165곳을 조사한 결과, 156곳(94.5%)에서 청소년에게도 본드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여학생이 본드 판매 업소를 직접 방문해 구매하는 방식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구매자의 연령 확인 없이 여성 청소년에게 본드를 판매한 업소가 153개나 달했다. 구매자의 나이를 확인한 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힌 업소는 9곳에 불과했다.

특히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서도 청소년에게 본드를 무분별하게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86곳 중 '나이 확인 후 본드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형마트는 홈플러스 3곳이 전부였다. '다음부턴 신분증을 가져오라'고 하며 판매한 업소도 3개소에 불과했다.

8개 자치구마다 20여개소를 대상으로 판매 실태를 조사했는데, 부평구를 비롯해 계양구, 동구, 중구 소재 본드 판매처는 100% 청소년에게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자치구의 경우 청소년 본드 판매처 비율이 남동구 95%, 남구 81%, 연수구 80%로 나타났다.

본드 흡입하는 청소년 증가 추세


환각 물질인 본드를 흡입해 경찰에 적발된 인천지역 미성년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으로 경찰에 검거된 미성년자는 2009년 24명, 2010년 180명, 2011년 374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 2010년 에 적발된 180명 가운데 15~16세 청소년이 62%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374명 중에서도 73%나 차지, 본드를 흡입하는 연령대가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본드로 흡입으로 인천보호관찰소에 보호된 청소년도 2009년 14명, 2010년 45명, 2011년 104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 9월 말 현재까지 본드 흡입으로 인천보호관찰소 보호된 소년 약물사범은 65명이다.

소년 대상자 약물사범 비율을 보면, 인천이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다. 9월 말 현재 6대 광역시 소년 대상자 약물사범 비율은 인천이 5.8%로 서울 2.5%, 광주 2.2%, 부산 1.1%보다 매우 높았다.

인천보호관찰소는 지난달 '인천지역 청소년 약물사범 대책을 위한 유관기관 간담회'를 열어 환각 물질 판매 장소에 대한 계도 활동 강화와 환각 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실시, 전문 상담과 의료시스템 체제 구축 등을 지역사회가 전개해야 한다는 결론을 모으기도 했다.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은 "청소년 대상 본드 판매 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 마트·철물점·문구점·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계도와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술·담배와 같은 청소년 유해약물이지만 아직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본드에 대한 유해성을 알리고 판매를 근절하도록 홍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본드 #인천YMCA #보호관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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