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18~20일 사이 마산에서 부마민주항쟁을 이끌었던 인사들이 11월 16일 저녁 마산의 한 식당에 모여 '부마민주항쟁경남동지회 창립총회'를 가졌다. 최갑순 회장이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모습.
윤성효
부마민주항쟁 경남동지회 창립총회 자리에서였다. 1979년 10월 18~20일 사이 마산을 중심으로 유신독재 타도를 외쳤던 인사들이 33년 만에 모인 것이다. 이날 30여 명이 모였는데, 참여 의사(위임)를 밝힌 회원까지 합치면 80여 명에 이른다.
강신형 공명옥 공봉식 김의권 김종대 김태만 박영주 박인준 박홍기 설진환 송철식 신성현 양석우 옥정애 우무석 유성국 이동열 이윤도 이진욱 이창곤 이창식 이창언 전수언 주대환 지경복 진이호 최갑순 등이다. 대부분 50대 이상이다.
모두 자기소개를 하는데 사연이 깊었다. 시위에 가담했다가 경찰에 잡혀갈 때나 구금돼 있을 때 일화를 짧게 들려주는데, 재미있게 설명하는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그 때 알게 된 여자친구가 오늘 모임에 나온다고 해서 나왔다"고 하기도 했다. 많은 시간이 흐르기도 했지만, 그동안 당당하게 살아왔기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명예회원'으로 참여한 허성학 신부(마산 양덕성당)은 "제발 관변단체처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남해성당에 있을 때 부마항쟁이 일어났다고 한 그는 "1979년 10월 18일을 생각하면 눈물겹도록 고맙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3·15와 4·19 동지들의 꼬락서니를 봐라"면서 "교만하면 안 된다. 욕심 내면 안 된다. 과거 우리가 외쳤던 정의로움이 무너져버릴 일을 하면 안 된다. 이런 정신을 끝까지 고양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 정신이 흐려지면 차라리 이 조직을 해체"부마민주항쟁경남동지회는 이날 정관을 만들고, 임원을 선출했다. 최갑순 회장, 진이호·설진환 부회장, 이창곤 사무국장, 양석우·박인준 감사가 뽑혔다. 최 회장은 "몇 년 전 한 분이 동지회 결성을 준비하다 건강 때문에 중단했는데 그 분이 건강을 회복하고 회장을 맡을 때까지 하겠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