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나라 여성들이 모여 내는 '새로운 난타소리'

경상남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여성결혼이민자 난타 동아리 '인타클럽'

등록 2012.11.20 09:06수정 2012.11.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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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가 인타클럽에 들어왔을 때는 항상 연습에 바빠 공연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어느 정도 지나고서 공연 요청이 들어오고 했을 때는 바쁘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제가 임신으로 빠져야 하는 게 너무 슬프고, 한국에 사는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놀랄만큼 공연도 잘하는 멤버들이 너무 감사하다. 빨리 복귀해서 활동하고 싶다."

일본에서 시집 온 '유카리'씨가 한 말이다. 경상남도 다문과가족지원센터 여성결혼이민자 난타동아리 '인타클럽'(International NanTA Club) 소속이다. 유카리씨는 요즘 임신 때문에 공연 무대에 설 수 없지만, 건강하게 다시 무대에 설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인타클럽'.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인타클럽'.윤성효

인타클럽이 만들어진 때는 2010년부터다. 경남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결혼이주여성들이 '난타'라는 비언어로 소통하는 문화 공감대를 통해 한국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주기 위해 만들었다.

창원과 인근 지역에 사는 중국․일본․우즈베키스탄 출신 여성결혼이민자 10명이 활동하고 있다. 전문 강사를 통해 매주 정기적인 난타교육을 받고 있다. 회원들은 교육뿐만 아니라 개별연습과 온라인 카페 운영을 스스로 하면서 동아리를 꾸려나가고 있다.

처음에 회원들은 박자도 엉망이었고,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았다. 이태 동안 배우고 익히고 활동하다 보니, 이제는 무대에 서기도 하고, 공연 초청도 쇄도하고 있다. 2년 동안 갈고 닦아 멋진 실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경남CBS 창립 10주년 기념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통해야 콘서트' 공연, 2011년 경상남도 세계인의 날 기념식 초청공연, 장애청소년 어울한마당 축제 초청공연, 이주민과 함께 하는 다문화축제(마이크런츠) 프린지 공연, 경남NGO박람회 초청공연, 다문화가족 자녀 기술교육 대안학교(다솜학교) 개교 공연, 3․8세계여성의날 공연, 제6회 재한민국 국제보트쇼, 외국인 명랑 운동회 등에서 공연했다.

상도 받았다. 2011년 10월 '다문화가족 지원 네트워크 대회 장기자랑 공연'에서 MVP상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여성재단의 다문화여성 커뮤니티지원 공모사업에 당선되어 지원을 받기도 했다. '경남에너지'에서는 심벌즈 지원도 해주었다.


회원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중국 출신 '장미'씨는 "새로운 멤버도 들어오고 해서 생기가 넘친다. 두 언니가 임신을 해서 잠시 활동을 못하지만, 그래도 항상 응원해 주고 있다. 내년에는 건강한 아이를 낳아서 같이 꿈을 향해 달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너무 고맙고, 심벌즈 후원해 주신 분도 있어서 너무 고맙다"면서 "더 열심히 해서 인타클럽을 널리 알리고 싶다. 우리 활동으로 인해 결혼여성이민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다문화가족들이 화목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0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인타클럽'이 추모공연하는 모습.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0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인타클럽'이 추모공연하는 모습.윤성효

일본 출신 '쿠미코'씨는 "지난해 3․15아트센터 '통해야 콘서트' 때 무대에 섰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외부 공연을 할 때면 늘 긴장하기도 하는데, 멤버들이 힘을 합쳐서 그런지 공연이 잘 되기도 했다"며 "임신 때문에 공연을 못하는 회원들도 항상 함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레나'(우즈베키스탄)씨는 "올 한 해 동안 인타클럽으로 인해 좋은 일들이 많았고 뜻깊은 추억도 많았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뛰고 싶다"고, '진소홍'(중국)씨는 "우리는 외국인이 아니다. 한 가족이다. 우리는 자신감이 넘치고 씩씩한 한국 아줌마다. 인타클럽 활동을 통해 그렇게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출신 '히로꼬'씨는 "올해는 나비처럼 훨훨 날았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인타클럽 때문이다"고, '가즈에'씨는 "내년에는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경남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승해경 소장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여성결혼이주민들은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나 활동이 제한적이고, 고국에서 익혔던 다양한 문화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며 "난타를 익혀 공연팀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낯선 한국생활에 힘들었던 기억도, 혼자라는 외로움도 확 날려버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타클럽 #다문화가족 #경남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난타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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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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