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대중교통과 카풀 이용? 과연 해 본 것인지...
김종훈
아무튼 어려움은 있었지만 훈련은 시작됐다. 그런데 왜 군복만 입으면 춥고 졸리고 배고픈 것일까. 매서운 날씨인데도 다들 훈련 시작과 동시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선배님, 지금 주무시면 안 됩니다. 일어나셔야 합니다. 지금 부사단장님이 예비군 훈련 점검하신다고 훈련장에 급습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예비군 교관들은 '후방'이 털렸다고 갑자기 부산스럽다. 야외 훈련 내내 안보이던 대대장은 어느새 '높으신 분' 옆에 차렷 자세로 서 있다.
"후배야. 저런 모습 보면 어떤 생각 들어? 나는 왜 이렇게 슬프지. 아까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해서 그런가. 만날 군대 바뀐다 하면서 어떻게 더 나빠지기만 하는지. 눈에 보이는 것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 저기 그대로잖아. 그래서 나는 안 일어 날란다. 혹시라도 부사단장님 오면 왜 변한 게 없냐고 '건방지게' 한 번 따져 보려고."
하지만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등병을 외면할 수 없었다. 높으신 분이 왔으니 방탄 헬멧과 군복까지 고쳐 입고 추위에 달달 떨며 그를 기다렸다.
이어진 안보 교육 시간, 전방의 모 부대 사단장 출신이라는 나이 지긋한 신사분이 강연자로 왔다. 몇 시간 동안 추위에 떨던 역전의 예비군들은 이내 잠에 빠진다. 그런데 갑자기 눈이 떠졌다. 기가 막힌 내용이 들려왔다. 얼마 전 신문에서 읽었던 이야기를 설마 했는데 정말로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