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약속했으나 박근혜는 약속하지 않은 것

[오마이팩트] 박근혜 후보, '택시 대중교통' 공약 없어

등록 2012.11.28 20:45수정 2012.11.2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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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모니터해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누리꾼이 직접 참여하는 '함께 검증하는 뉴스'도 운영할 것입니다. 대선후보 사실검증 '오마이팩트'에 누리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이메일 olitic@ohmynews.com, 트위터 @ohmy_fact)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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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사실검증팀] 구영식 김도균 홍현진 박소희 기자 / 그래픽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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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지난 10월 29일 내놓은 '행복택시 6대 공약' ⓒ 새누리당 홈페이지


"세종시법과 유통법, 택시법 등은 박근혜 후보 본인의 공약사항임을 잊으신 건 아닌지 걱정이다."(26일, 이언주 민주통합당 대변인 브리핑)

이언주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박근혜 후보 본인의 공약사항"이라며  언급한 '택시법'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대중교통육성법) 개정안을 가리킨다. 최근 국회 본회의 상정이 보류된 이 개정안에는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에 포함시켜 재정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택시대중교통법'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언주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과는 달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택시교통법'을 공식적인 대선공약으로 발표하거나 약속하지는 않았다.

새누리당 '행복택시 6대 공약'에 '택시법' 포함 안돼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위원장 김종인)는 지난 10월 29일 '행복택시 6대 공약'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 비과세 연장 등 세제 지원 확대 ▲ LPG 가격 안정 ▲ 감차 보상금 지원 ▲ 버스전용차로 진입 허용 ▲ 연료 다변화 차원 CNG 및 경유 허용 ▲ 법인택시, 개인택시로 전환 유도 등이 포함돼 있었다(오마이뉴스). 하지만 '택시대중교통법'은 없었다. 

앞서 박근혜 후보는 지난 10월 22일 전국개인택시회관에서 개인택시 기사들과 만나 "대중교통수단에 택시가 포함되도록 하는 것은 택시업계의 가장 큰 소망인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새누리당 보도자료).


"이것만 해결되면 다른 것은 일일이 얘기를 안 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아주 중요한 것 같다. 이런 문제를 포함해서 당에서 잘 연구하여, 어쨌든 우리 택시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생활이 안정되고 신나게 운전대를 잡도록 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이 민생문제를 꼭 해결하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

박 후보는 같은 날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전국택시운송사업자들과 만서서도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새누리당 보도자료).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대중교통에 택시가 포함되는 문제만 풀리면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트이기 때문에 이것만 되면 좋겠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저도 이것을 해드리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데 업계끼리 여러 가지 충돌도 있고 해서 쉽게 안될 거라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저는 초점을 대중교통에 택시가 포함되는 부분도 심각하게 검토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너무 힘드시니까 어떻게든 생활이 안정되도록 이런 저런 방법을 동원해서 도와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택시대중교통법 처리보다는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에 더 역점을 두겠다는 발언이다. 

다만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택시대중교통법'이 통과된 다음날인 지난 16일 원내현안브리핑에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그동안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해 온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원내대변인은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박 후보는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에 포함시키겠다고 한 적은 없고, 대중교통에 준하는 지원을 하겠다고 해왔다"며 "그래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해 온 것'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2007년 이명박 후보 "지금 택시는 틀림없이 대중교통"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에 포함시키기 위한 입법활동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다. 2004년 의원입법으로 대중교통육성법 개정안('택시대중교통법')이 처음 발의된 이후 17대와 18대 국회에서 각각 3건과 6건의 개정안이 제안됐다(연합뉴스). 하지만 정부가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재정문제 등을 들어 반대하면서 모두 폐기됐다. 그리고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명석·이명수·최봉홍)과 민주통합당(노웅래·박기춘) 의원 5명이 공동으로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후 대선에서도 각 후보들이 '택시대중교통법'을 대선공약 등으로 내놓았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모두 '택시대중교통법' 처리를 약속했다.

정동영 후보는 지난 2007년 11월 12일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초청 간담회에서  "택시를 고급교통수단이 아닌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의하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뉴시스) 특히 개인택시연합회에서 요구한 '택시사업자진흥특별법'도 공약했다(아시아경제 ). '택시사업자진흥특별법'에는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택시대중교통법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머니투데이)"고 말했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택시대중교통법'을 공식 대선공약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은 확고했고, 관련법안 처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정도다. 이 후보는 지난 2007년 10월 24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택노련)과 한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동영상 )

"택시가 대중교통이냐는 관점마다 국가마다 다르다. 옛날에는 택시가 고급교통수단이었다는 것은 틀림없다. 돈 있는 사람만 택시를 타고 다녔다. 자가용이 없는 시절에 택시는 매우 고급한 교통수단이었다. 그런데 자가용이 1600만대가 보급된 지금은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이냐 고급교통수단이냐를 한번쯤 생각할 때가 됐다.

저는 택시가 이 시점에서 고급교통수단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이 문제는 다른 것보다 뒤늦게 시작한 제안이다. 이 시점에서 택시는 고급교통수단이 아니다라는 뒷받침을 가지고 생각하고 있다. 막연하게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이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자가용이 1000만대 넘어가는 지금은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법안 처리를 하겠다. 이렇게 긍정적 답변을 드리면서 내가 택시가 대중교통이라는 이론적 근거를 가지고 설명을 드리면서 이해를 같이 하는 게 좋겠다. 앞으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장이 같이 협조해야 한다."

이 후보는 '택시대중교통법'을 공식적인 대선공약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이라는 관점에서 법안 처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약'에 가까운 약속을 한 셈이다. 이후 택시업계나 노조에서 줄기차게 "이 후보가 택시대중교통법을 공약했다"고 주장해 온 근거다.

집권 4년간 '택시대중교통법' 약속 못지켜

하지만 이 후보는 집권 4년 동안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심지어 집권 첫해인 지난 2008년 7월 30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10년 동안 택시를 두고 고민한 결론은 택시가 대중교통이 돼선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머니투데이).

"택시가 너무 어려우니까 (대중교통화) 논의가 있지만 정면으로 풀어야 한다. 역시 택시가 정상화되려면 고급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대선후보 시절 이명박 대통령이 발언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다. 이명박 정부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감차하는 택시업체들에 융자 등으로 보상하는 '감차보상제'를 입법한 정도에 그쳤다. 이러한 '홀대'에 반발한 전택노련은 지난 2010년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택시의 대중교통 포함' 등을 촉구하는 건의서와 '택시노동자와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을 담은 간담회 영상물을 전달하기도 했다(택시희망뉴스).  

각 후보의 '피노키오 지수'를 보시려면 위 이미지를 클릭해주세요.

#사실검증 #택시대중교통 #대중교통육성법 #박근혜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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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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