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표장인 F관에서 촬영된 투표함과 개표장의 투표함을 비교한 사진. 봉인지 자국이 남아있던 F관의 투표함과는 달리 개표장의 투표함에는 말끔한 투표함이 놓여있다.
부산외대신문
이 같은 사실은 투표 당일 학내에 설치된 CCTV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곧장 투표함을 싣고 개표장으로 가야할 차가 다른 건물로 향하고는 1분여 뒤 빠져나오는 모습이 녹화된 것. 그 잠깐의 시간 동안 사건 관련자들은 투표함을 뒤바꿨다. 이를 위해 부총학생회장 등은 필요한 투표함보다 1개 많은 11개의 투표함을 남구선관위로부터 빌려왔다.
분노한 학생들 "관련자들 고소해야"... 총학생회 "드릴 말씀 없다"마치 1960년 자유당의 3·15부정선거를 연상케 하는 이 같은 투표 조작에 부산외대는 발칵 뒤집혔다. 학교는 지난 27일부터 교수·직원·학생이 2명씩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가동해 조사에 나섰다. 학생 측 조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심현준 <부산외대신문> 편집국장은 "부정 선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학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며 "대자보와 1인 시위 등으로 책임자 처벌과 진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산외대 누리집에는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학생들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정 아무개(11학번)씨는 "공약을 다 읽어보고 비교해가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먼저 아니다고 생각했던 팀이 A선거운동본부였고, 고민하다 다른 두 팀 중 하나를 택했다"며 "우리의 한 표가 우스운가, 소중한 한 표라고 해놓고 뒤통수 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투표했던 한 사람으로써 역겹다"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