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땅에 떨어져 어리둥절하고 있다,
김학섭
29일 오후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독수리는 거의 탈진 상태였고 큰 날개를 몇 번 퍼덕거리다가 다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목격자 이진산씨는 구조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지나가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부평구청에 구조요청을 하는 한편, 독수리의 눈을 가린 채 큰길 가까이 하산시켰습니다. 두 사람의 장정이 겨우 안고 내려갈 정도로 컸습니다.
독수리는 잠시 후 다시 정신을 차렸는지 벌떡 일어나더니 큰 날개를 펴고 날아보려고 했으나 날개를 퍼드덕거리다가 그냥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탈진 상태인데다 이미 한쪽 날개는 부상을 입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큰 눈으로 불안한 듯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습니다. 몇 번 더 날려고 시도하다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날기를 포기한 듯합니다.
주민 한 분이 불쌍하게 생각하여 돼지고기를 몇 점 주자 앉은 상태에서 잘 받아 먹었습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벌떡 일어나더니 금세 먹은 것을 다 토하고 말았습니다. 이 모습을 보자 모두 안타까운 표정이었습니다. 빨리 구조팀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한 시간 가까이 구조팀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