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9일 오전 여수 서교동 서시장에서 유세를 펼치자, 한 시장상인이 급한대로 스티로폼 상자 뚜껑에 "문재인님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응원메시지를 적어 유세장으로 향하고 있다.
남소연
29일 문재인 후보는 1박 2일 영·호남 횡단 유세 강행군을 시작했다. 대선 초반 판세를 가를 첫 주말 대회전을 앞두고 핵심 지지기반을 다지고 이번 대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남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날 문 후보는 전남 여수·순천·광양을 거쳐 경남 사천·진주·김해를 내달렸다. 영·호남을 넘나들며 10여곳에서 유세를 펼치는 총력전이었다.
첫 방문지는 안철수 전 예비후보의 처가가 있는 여수였다. 문 후보로서는 호남에서 안철수 전 후보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해 내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20% 득표를 저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 후보는 오전 10시 30분경 서시장을 찾아 거리유세를 하고 상인들을 만났다. 유세장 분위기는 시장 안 보다 비교적 차분한 편이었다. 장날이었지만 이른 시간인 탓인지 민주당 텃밭치고는 적어 보이는 600여 명 정도만 모였다. 멀리서 유세를 지켜보던 김종수(62)씨에게 "민주당 후보가 왔는데 과거에 비해 분위기가 썰렁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저었다.
"여기는 다 문재인잉께 그라제. 박근혜 찍을 사람이 얼마나 있것소. 그러니까 와서 연설하면 그런가 부다 하는 거여. 맘은 이미 다 정해져 있어."연단에 선 문 후보가 "참여정부 때 호남의 한과 설움을 풀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 기필코 세 번째 민주 정부를 만들어서 다시는 호남의 설움·소외·홀대 같은 말을 듣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자 무대 아래서는 "괜찮다", "앞으로 잘하면 되지"라는 '쿨'한 반응이 돌아왔다.
유세를 지켜보던 박 아무개(48)는 오히려 문 후보의 유세 동선을 걱정했다. 그는 "오니가 얼굴 한번 보는 것은 좋은디 여기는 오지 말고 표 안나오는데를 더 열심히 다녀야할 것인디... 안철수(전 후보)가 들어갔응께 여기는 안와도 문재인 찍어준다"고 말했다.
오전엔 힐링 타임, 오후엔 적진 공략이날 오전 텃밭에서 받은 격려를 에너지원 삼아 오후에는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남해안을 따라 경남 사천을 거쳐 진주·김해 등 아직까지 새누리당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경남 지역 흔들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 지역에서 지난 4·11 총선에서 야권이 득표한 40.2%를 넘어야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