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가족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꼭 가족같다.
문경숙
아직 겨울은 한참인데 올해는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립니다. 어린아이처럼 눈이 오면 신이 나지만 이곳 저곳에서 들리는 크고 작은 사고 소식에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는 심정입니다
매일 아침 현관문을 나서면 옆집에서 가지를 뻗어 넘어 온 감나무가 있습니다. 봄엔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상쾌함을 선물하고 여름엔 넓은잎으로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고 가을엔 울긋불긋 고운 잎으로 감성을 불러 일으켜 주었습니다. 겨울이 되어 앙상한 가지만 드리운채 묵묵히 서 있습니다. 좁다란 골목길에 커다란 위안을 안겨주는 감나무 한그루.
어느날인가 한바탕 폭풍이 휘젓고 간 자리에 붉디 붉은 모습으로 세상과 마주한 까치밥이
앙상한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길에 들여다보면 어제는 반 쪽, 오늘은 한 입, 맛나게 비우고 있는 그 자리에 새하햔 꽃눈이 털모자를 씌워 주었습니다. 그 위로 소담하게 내려앉은 모습은 개구장이 스머프 같기도 하고, 초코송이 과자 같기도 하고.
자신의 몸을 내던져 타인을 살리는 까치밥. 이번 대선에선 그런 대통령이 나와 주길 기대해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을 살리는 그런 대통령을 기대해도 될까요?